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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취재파일들에 이어, 일상화된 위험에 대해 짚어봅니다.
▶ [취재파일➀] 화재 때 인명피해 못 막은 에어매트…규격도 매뉴얼도 '제각각'
▶ [취재파일②] 부천 화재 호텔 '판박이 숙박시설' 수두룩…재발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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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 갑자기 생긴 가로 6m 세로 4m 구멍에 SUV가 통째로 빠지며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긴급 복구 작업이 이뤄졌지만, 하루도 안 돼 인근 도로가 또다시 내려앉았습니다. 며칠 뒤 서울 종로와 강남에서도 지반 침하와 땅꺼짐이 발생했습니다. 최근엔 부산에서 차량 2대가 한꺼번에 빠질 만큼 규모가 큰 땅꺼짐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땅꺼짐, 언제·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시민들은 일상화된 위험에 불안을 호소합니다. '내가 지나가는 길에서도 언제든지 땅꺼짐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땅꺼짐이 더 불안한 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하수도관 노후 문제도 불안을 키웁니다.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는 모두 957건. 이 가운데 상하수도관이 손상돼 땅꺼짐과 지반침하가 발생한 경우가 485건으로 절반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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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전국 상하수도관 40만여km 중 2003년 이전에 설치돼 '노후 상태'로 분류되는 구간이 16만km 입니다. 전체의 39.4%에 해당하는데, 결코 적지 않은 비율입니다. 노후된 상하수도관이 파손되면 새어나온 물에 땅 속 흙이 쓸려내려가며 빈 공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빈 공간이 지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내리면 땅꺼짐 사고로 이어집니다.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표투과레이더로 땅 밑 상황 수시로 체크해야
불안에 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예방과 대응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선 땅 속을 샅샅이 살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표투과레이더, GPR로 땅 밑의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는 방법이 주로 쓰입니다. 현행 GPR 장비는 400메가헤르츠 전후의 주파수를 사용해 땅 속 2~3m 정도를 비교적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GPR 장비로 땅꺼짐 위험이 높은 도로를 중심으로 상시 점검을 하는 것이 중요한 예방책으로 꼽힙니다.
다만 한계도 있습니다. 주파수 대역을 바꿔 더 깊은 땅 속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검사를 수행하는 전문가들은 4~5m 지하를 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저주파를 사용하면 땅 속 더 깊이 볼 수 있지만, 그만큼 해상도가 낮아져 빈 공간을 식별해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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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빈도와 시기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재 서울시가 보유한 GPR 은 민간임대 장비 4대를 포함해 총 7대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조사가 필요한 도로 1만1천km 중 1년 동안 7300km 정도만 조사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일부 구간은 1년에 한 차례도 검사가 진행되지 않는 겁니다. 사고 예방을 위해선 더 자주 검사해야 하는데, 그만큼 검사 장비를 확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땅꺼짐 위험 지역은 1년에 여러 차례, 특히 얼었던 땅이 녹는 시기나, 비가 많이 온 뒤에 집중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공사 현장 등엔 다양한 센서 설치 필요
지표투과레이더 GPR로 수시로 도로 밑 상황을 살펴보는 것에 더해, 땅꺼짐 위험도가 높은 공사 현장 인근 등엔 지하수 수위와 지반 이동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를 설치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책입니다. 전체 도로를 수시로 검사하고, 관리가 필요한 위험 구간은 실시간으로 이상 여부를 살피는 것이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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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든 사고를 예방하긴 어렵습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땅꺼짐 발생 조짐이 있을 때,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희동 땅꺼짐 사고의 경우, 발생 직전 길을 지나던 시민이 이상 징후를 감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럴 땐 최대한 빠르게 신고 후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현장을 통제해야 합니다. 더 큰 경각심을 갖고 일상화된 위험에 대응해야할 때입니다.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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