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492명 사망, 1654명 부상"
23일 이스라엘 국경 인근 레바논 남부 마르자윤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에 따른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마르자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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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3일(현지시간)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국제사회 또한 양측의 전면전 조짐에 우려를 표하면서 적대 행위 자제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더 큰 갈등을 일으키려고 모색하는 것은 이스라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고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은) 우리가 가고 싶지 않은 지점으로 우리를 끌고 가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 분쟁에 개입할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우리는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방어하는 모든 주체를 방어할 것"이라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이에 앞서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번 공습은) 미친 짓"이라며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새로운 모험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야만적인 침공이자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전면전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도 커지고 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깊은 경각심을 표했고, 현재 수천 명의 피란민이 추가 발생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방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01호에 따라서 (양측은) 지금 당장 적대 행위를 자제하고 평화와 안전을 되찾아야 한다"며 "모든 노력을 외교적 해법에 기울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도 성명을 내고 무력 충돌 중단을 호소했다. UNIFIL은 "공격이 더 확대되면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지대 주민들뿐 아니라 더 넓은 지역에 파괴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며,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날 하루에만 최소 492명이 사망하고, 1,65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피해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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