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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美 커넥티드카 규제에 국내 완성차·부품업체 "위기보단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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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산 SW 등 금지…현대차그룹, 美서 입지 넓힐 가능성

한국GM·르노·KGM, 여파 없어…"韓부품업체 반사이익 위해 지원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 정부가 자율 주행과 통신 기능에 중국이나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부품을 사용한 자동차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한 가운데 이러한 조처가 국내 완성차·부품업체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금지된 국가의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번 미국 정부의 조처는 악재보다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다.

연합뉴스

현대차·기아, 커넥티드 서비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차량연결시스템(VCS)이나 자율주행시스템(ADS)에 중국·러시아와 연계된 특정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안을 발표했다.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 차량의 수입·판매로 미국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 이번 규정안 제정의 표면적 이유다.

하지만 이면에는 중국을 견제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해석이다. 차량용 이차전지 규제와 같은 논리인 셈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 서비스 분야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 이번 규정안은 위기보다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내 최대이자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탑재하고 있어 규정안의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그 결과 중국산 전기차와 경쟁이 예고됐던 미국 수입차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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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 기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가 자사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량으로 중국 지리의 지커 전기차를 확정했다가 관세 등의 문제로 현대차 아이오닉5로 대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대차·웨이모의 고위급 인사들은 최근 미국 웨이모 본사에서 3차례 이상 만나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량을 아이오닉5로 정하고, 이를 위탁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한국GM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에는 미국 GM의 글로벌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가 탑재돼 한국GM도 이번 규정안 여파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는 현재 미국 수출량이 없어 단기적으로는 파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GM 일부 차량에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추후 미국 진출 시 이러한 규제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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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 더불어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이번 규정안으로부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산·러시아산 부품이 빠진 자리를 국내 부품업계가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인데, 1차와 달리 2차 부품업체는 이에 대한 대응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정부가 나서 차량용 소프트웨어나 사이버 보안 기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장홍창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중국산 커넥티드카 사이버보안 규제 영향' 보고서에서 "제재 대상에 중국의 부품기업 외에도 중국 기술과 부품을 활용하는 글로벌 부품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 공장에서 차량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팹리스 기업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중국산 사이버보안 기술 규제를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 기회로 연결해야 한다"며 "국내 부품기업의 사이버보안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적 기술 컨설팅과 인력양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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