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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Book] 직원 월급을 사장만큼 줘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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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매들린 펜들턴/ 김미란 옮김/ 와이즈베리
매일경제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미국 의류회사 터널비전 최고경영자(CEO) 매들린 펜들턴이 자본주의 최전선에서 경험한 교훈을 담았다. 1986년생인 저자는 오늘날 경제 질서가 젊은 세대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꼬집는다. “주거비는 월 소득의 25%만 지출하라는 조언은 과거엔 현명하고 지혜롭게 들렸을지 모른다. 내가 성인이 됐을 때(중략) 그 기준에 맞추려면 314달러를 내야 하지만, 현재 미국 평균 임대료는 월 1253달러로 거의 4배에 달한다.”

펜들턴은 자본주의에 비판적이면서도 자본주의를 이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책에 실린 ‘15가지 자본주의 생존 기술’은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자는 전략이다. 유년 시절의 잦은 이사, 학자금 대출, 사회 초년병 시절 찾아온 금융위기, 사업상 생긴 빚 때문에 자살한 연인의 이야기까지 저자에게 자본주의는 생사가 걸린 문제 그 자체였다.

열네 살 때부터 살 곳이 필요해 일해야 했던 펜들턴은 살던 곳을 벗어나면 꿈꾸던 삶을 이루게 될 줄 알고 대도시로 옮겨 와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 가며 대학을 졸업한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꿈은 부서지고 남은 건 대출금과 신용카드 빚뿐이었다. 친구와 200달러씩을 투자해 총 400달러로 사업을 시작하지만, 자금이 묶이는 등 난관은 끊이지 않는다. 과외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인생에서 다시 없을 사랑과 교감을 나누지만, 남자친구는 사업으로 인한 빚 때문에 자살하고 만다.

펜들턴은 우리를 둘러싼 경제 게임인 ‘자본주의’의 규칙을 공부하기로 하고, 배우고 깨친 것을 적용해 돈도 벌고 집도 사고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를 창출해 낸다. 터널비전은 수익이 아니라 손익을 추구한다. 손익분기점에 맞춰 직원들 임금과 회사 운영비를 충당하고, 남는 것은 모두에게 분배한다. CEO와 전 직원이 동일하게 주 4일, 27시간을 일하고 임금도 똑같이 받는다. 수익은 전 직원에게 자동차나 가구를 사주는 식으로 돌아가며, 유급휴가도 무제한이다. 터널비전의 이러한 모습은 창립자이자 CEO인 펜들턴의 사업 철학 때문이다.

펜들턴은 현재의 자본주의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면서도 이 시스템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바로 ‘공동체 정신’이다. 여기에는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도 포함돼 있다. 책에는 이러한 펜들턴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가 정리한 ‘자본주의 생존 기술 15가지’도 알려준다. 펜들턴은 “자본주의에 관한 이 책은 운이 좋으면 더 나은 시스템, 더 밝은 미래가 자본주의의 자리를 차지할 때까지 충분히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고 전했다. 정작 가장 자본주의답지 않은 방식으로 살고 있음에도, 가장 자본주의에 적합한 삶을 살고 있는 그의 말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
세달 닐리·폴 레오나르디 글/ 조성숙 옮김/ 월북
AI의 폭발적인 진화로 특이점을 맞이한 디지털 시대에 장착해야 할 마인드셋과 대처법을 담아낸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 경영학과의 세달 닐리 교수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자문인 폴 레오나르디다.

두 저자는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을 폭발시킬 ‘디지털 마인드셋’을 강조한다. 이 마인드셋을 갖춰두면 자연스레 로봇과의 협업 노하우부터 우리가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디지털 문해력에서부터 빅데이터 시대의 보안 대비책까지 새로운 미래질서 인사이트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김영사
매일경제

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큰 것’은 우월한 것일까? 끝이 없는 ‘무한 성장’이 가능할까? ‘적당한 크기’ 혹은 아름다운 크기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신간 ‘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는 에너지, 환경, 식량, 인구, 경제, 공공 정책 등 모든 분야를 과학·역사·예술·공학을 다양하게 아우르는 시선으로 ‘크기’를 논한다. ‘규모의 경제’라는 것은 현대의 진리처럼 떠받들어지지만 사실 늘 옳은 것은 아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키가 크면 수명도 길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키가 클수록 암에 걸릴 위험도 커지고, 키가 1㎝ 커질 때마다 기대 수명은 0.4∼0.63년 줄어든다고 한다. 가장 조화롭고 아름다운 비례로 강조되는 1.618의 ‘황금비’ 역시 모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질서와 패턴, 보편적인 규칙을 선호하는 인간의 욕심일 뿐, 현실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꿰뚫는 단 하나의 불변 법칙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 쉽고 유쾌한 경제학 수업
최병일, 오재현, 최봉제, 임성택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매일경제

세상 쉽고 유쾌한 경제학 수업


‘세상 쉽고 유쾌한 경제학 수업’은 경제학을 일상 속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책은 크게 네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부문에서는 ‘쉽게 읽는 경제학’을 주제로 모노폴리 게임 속 월급 제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최근 학계와 정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본소득제도에 관한 경제 원리를 설명한다. 두 번째 부문은 ‘생활 속의 경제학’으로 밸런타인데이에 장미 가격이 왜 오르는지, 미혼이라는 용어 대신 비혼 남녀라는 말을 쓰는 이유 등을 다루며 일상 속 경제 현상을 분석한다. 세 번째 부문은 ‘역사 속의 경제학’이다. 흑사병이 중세 시대 장원에 미친 영향,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태동, 석유와 중동 갈등의 역사 등을 통해 과거 경제 사건들이 현재 경제 시스템에 미친 영향을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부문은 ‘키워드로 읽는 경제학’이다. 정부의 재정 정책, 빅맥 지수 등을 키워드로 삼아 경제 원리를 설명한다.

주말마다 나를 고쳐 씁니다
박찬은 지음/ 얼론북
퇴근 시간이 되면 바람 빠진 풍선 인형처럼 녹초가 된다. 주말이면 침대에 딱 들러붙어 누워 있고만 싶다. ‘번아웃’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각광받는 취미 생활이 ‘캠핑’이다. 한적한 여행길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로부터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캠핑족이 전하는 간증이다. 책은 기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가 우연히 캠핑을 접하고 캠핑을 사랑하게 되고 또 캠핑으로 일상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저자는 캠핑을 하며 겪었던 수많은 좌충우돌 순간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단순한 캠핑 후일담만은 아니다.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하고, 그래서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된 저자로부터 행복을 찾고 일상을 회복하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행복은 눈에 보일 때마다 조금씩 주워 먹어야 하는 모이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김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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