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차량이 22일(현지시각)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알자지라 지국 사무소 앞에 서 있다. 라말라/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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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22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 있는 알자지라 방송 지국을 전격 폐쇄했다. 국제 언론단체는 “언론자유 탄압”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알자지라는 이날 새벽 중무장한 이스라엘군 병력이 지국에 강제 진입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들 이스라엘 병력은 이날 아침 3시께 들어와 사무실에 있던 기자와 직원들에게 ‘모든 장비를 그대로 두고 10분 안에 모두 떠나라’고 명령했다. 이날 이스라엘군 강제 진입으로 다친 이는 없었지만, 이스라엘군은 일부 기자와 직원에게 총을 겨누며 촬영하지 말라고 위협했다고 알자지라가 밝혔다.
알자지라는 또 45일 동안 사무실을 폐쇄하라는 명령서가 지국장에게 전달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지국 사무소 출입문에 커다란 두 금속판을 용접해 봉쇄해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나중에 성명을 내어 알자지라 지국의 장비를 몰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알자지라 지국 폐쇄는 올들어 두번째다. 앞서 지난 5월엔 알자지라의 예루살렘 지국을 폐쇄하고 소속 기자들의 이스라엘 취재를 금지한 바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법률 검토를 거쳤다며 “알자지라가 이 지역과 이스라엘 국가 전체의 안보와 공공질서를 위협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보장관 슐로모 카리는 소셜미디어에 알자지라가 이스라엘의 적을 대변하는 구실을 했다며 이스라엘군 병사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는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군 병력의 지국 사무소 강제진입과 폐쇄를 “범죄행위”라며 “이스라엘의 자유언론 탄압은 가자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군이 저지르는 일을 감추려는 뻔뻔한 행위”라고 맞받았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군사작전을 벌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독립적으로 취재 활동을 하는 몇 안되는 언론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스라엘군의 허가와 동행 없이 가자에 들어갈 수 없다. 알자지라 기자 몇몇은 가자 전쟁을 취재하다 숨졌다.
이스라엘의 외신기자협회는 성명을 내어 이번 폐쇄에 대해 “외신 기자의 취재를 막고 뉴스 채널을 폐쇄하는 건 민주주의 가치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당국에 재고를 요청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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