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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무한 전투" 헤즈볼라 vs 이스라엘 "대가 더 커질 것"…전면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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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폭탄' 사건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날로 격화하면서 사실상 전면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커진다. 양측 모두 분쟁이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고 규정한 가운데, 헤즈볼라는 "무한 전투"를 선언했고 이스라엘 역시 강도 높은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국제사회는 재앙을 경고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머니투데이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가 쏜 로켓이 떨어진 이스라엘 북부 마을 키리야트 비알릭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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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로이터,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주말 내내 국경을 넘나드는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가 쏜 로켓이 이스라엘 북부 깊숙한 민간인 거주지 키리야트 비알릭까지 도달해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4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레바논 남부 로켓발사대 등 군사 목표물 400여곳을 타격했다. 외신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시작 후 가장 격렬한 교전이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거친 설전을 이어가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부지도자는 이스라엘의 20일 베이루트 공습으로 사망한 군사령관 장례식에서 "우리는 심판의 무한 전투라는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며 맞대응 의지를 불태웠다.

이스라엘은 이참에 북부 국경 근처에서 헤즈볼라를 몰아낼 태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우리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곧 이해하게 해줄 것"이라며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참모총장 역시 "헤즈볼라가 치를 대가는 더 커지고 있으며 우리의 공격은 더 심화할 것"이라며 "우리를 향한 위협을 제거하고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 시작 후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지원 명목으로 이스라엘과 분쟁을 시작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에 힘을 쏟으면서 양측 공방은 국지전에 머물렀지만 지난 한 주 사이 갈등이 극적으로 고조됐다. 헤즈볼라 무선호출기(삐삐) 및 무전기 폭발과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이 잇따르면서다.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최고위급 사령관을 포함해 4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이 사실상의 레드라인을 넘으며 헤즈볼라는 몰아붙이는 양상으로, 군사력과 정보력에서 우위를 점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향해 '물러서지 않으면 전쟁이다'라는 암묵적인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석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휴전협상 없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이스라엘군의 무게 중심이 북쪽 국경으로 기울고 있단 설명이다. 이스라엘 안보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카밋 발렌시는 "이제 더 이상 레드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게임의 규칙이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아직까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정밀 유도 미사일 동원을 자제하고 이스라엘 역시 본격 지상전까진 준비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전면전 공포는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헤즈볼라는 하마스보다 훨씬 정교하고 강력한 세력으로 평가받으며, 만약 이란까지 가세할 경우 중동 전체가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국제사회는 다급히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기자단을 만나 중동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더 광범위한 전쟁의 발발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소통조정관은 미국 매체 인터뷰에서 "군사적 충돌을 고조시키는 건 이스라엘에도 최선의 이익이 아니라고 믿는다"며 "전쟁이나 긴장 고조, 두 번째 전선을 여는 것보다 이스라엘 주민들을 북부로 되돌아오게 하는 등 더 나은 방법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닌 헤니스-플라샤르트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교전으로 중동이 "재앙의 벼랑 끝에 몰렸다"고 경고하며 양측 모두 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X 계정을 통해 "군사적 해법으론 그 누구도 안전해질 수 없다"며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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