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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한날한시 전국서 5000쌍 백년가약…中 역대급 합동결혼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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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저출산에 골머리 앓는 중국

결혼 장려 목적 '합동 결혼식' 진행

중국의 혼인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최근 중국 전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결혼식이 진행됐다.

23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당국의 지원 속에 전국 50개 지역에서 22일 같은 시간에 총 5000쌍이 단체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단체 결혼식은 중국 민정부와 농업농촌부, 부녀연맹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것이다. 1949년 신중국 건국 이래 중국 당국이 주선한 결혼식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아시아경제

베이징 합동결혼식. [이미지출처=연합뉴스·관영 글로벌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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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쌍의 커플들은 베이징, 정저우, 홍콩, 마카오 등 전국 예식장 50곳에서 중국 전통 예복을 입고 결혼 서약을 낭독했다. 신혼부부들은 앞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고 다짐하면서 결혼 절차를 간소화하고 고가의 예물을 자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맞은 중국에서 경제적 부담 등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에게 결혼을 장려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인구통계전문가 허야푸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혼인율이 감소했는데 그 이유는 결혼 비용 때문"이라며 "이번 합동결혼식은 간소화된 예식을 장려해 결혼 비용을 줄임으로써 혼인율을 높이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는 결혼 시 신랑 측이 신부 가족에게 일명 '차이리'라고 불리는 지참금을 주는 풍습이 있다. 보통 10만 위안(약 1895만원)에서 20만 위안(약 3791만원)이 오가는데, 많게는 100만 위안(약 1억 8950만 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던 중국의 신생아 수는 2022∼2023년 연속해 신생아 수가 100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해 신생아 수는 902만명으로,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가장 적었다. 중국 전체 인구도 2023년 14억967만명으로 2022년 말보다 208만명 줄었으며, 2035년엔 14억명이 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조건부 2자녀 허용에 이어 2015년 2자녀 완전 허용으로 정책을 바꿨지만, 출산 기피 현상이 심각해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중국 당국은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지자체들은 한 건의 혼인신고라도 더 받겠다며 지난달 10일 칠석(음력 7월 7일)날 연장근무에 나서는가 하면 산시성 시안시 정부는 신혼부부에게 복권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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