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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현상금 93억원’ 헤즈볼라 사령관, 이스라엘 표적공습으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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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속 헤즈볼라 최고지휘관 아낄

1983년 美대사관 폭탄테러 지휘

美, ‘특별 테러리스트’ 지정해 추적

백악관 “정의구현” 이스라엘 두둔

동아일보

‘아낄 수배’ 전단 미국 국무부가 지난해 공개한 이브라힘 아낄의 수배 전단. 사진 출처 미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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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 수천 대의 연쇄 폭발 테러를 기점으로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9일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뒤, 20일에는 헤즈볼라의 최고 군사 지휘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브라힘 아낄을 표적 공습해 사살했다. 또 계속해서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22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북부(레바논과의 국경지대)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 역시 반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알자지라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2일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최소 115발 발사했다. 이 중 일부는 이스라엘의 북부 거점지역이며 3대 도시인 하이파에 떨어졌다.

양측의 교전이 심해지는 가운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이 발발한 뒤 최대 규모의 교전을 주고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각각 지상군을 국경 너머로 투입하며 지상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헤즈볼라 최고지휘관 아낄 사살

AFP통신 등에 따르면 20일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진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에서 주거용 건물 등이 이스라엘군의 표적 공습을 받았다. 이로 인해 헤즈볼라 간부 및 민간인 최소 37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공습으로 정예 특수작전부대 ‘라드완’의 사령관인 아낄과 해당 부대의 2인자 아흐마드 와흐비가 목숨을 잃었다.

60대로 추정되는 아낄은 헤즈볼라 내부에서도 가명인 ‘하즈 압둘 카데르’로 불릴 만큼 비밀에 부쳐진 인물. 하지만 7월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된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중요한 존재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1982년 헤즈볼라 창설 때부터 가담한 아낄은 2004년부터 헤즈볼라 작전 책임자로 대전차 미사일 부대 등을 지휘해 왔다.

특히 아낄은 1983년 300여 명이 숨졌던 미 대사관 및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를 지휘한 배후로도 알려져 있다. 이에 미국은 그를 2019년 ‘특별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그와 관련된 정보 제공에만 최대 700만 달러(약 93억5000만 원)의 포상금을 걸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지휘 계통에서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등 3명을 제외한 핵심 지휘관을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아낄의 사망은) 헤즈볼라가 결성된 이래 받은 가장 큰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아낄은 수많은 민간인과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장본인”이라며 사살을 재확인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국인들을 살해한 테러리스트에게 정의가 구현되는 것은 좋은 결과”라며 두둔했다.

● “헤즈볼라, 사활 걸고 전면전 나설 수도”

22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등을 최소 115발 발사했는데, 이 중 일부는 북부 도시 하이파에 떨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를 두고 “민간인 지역을 향한 공격”이라며 “레바논 내 헤즈볼라 표적을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도 성명을 통해 이날 새벽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양측은 공세를 이어갔다. 21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군사 목표 400곳에 공습을 가했다. 헤즈볼라도 미사일 수십 발을 이스라엘의 라마트 다비드 공군기지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국경에서 50km 떨어진 이 공군기지는 헤즈볼라가 가자 전쟁 발발 이래 공격한 목표물 중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헤즈볼라를 굴복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시도가 헤즈볼라가 모든 사활을 걸고 지상전에 돌입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리나 카팁 선임연구원은 NYT에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18년간의 상호 억지력은 이제 이스라엘의 우위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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