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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창간기획]AI로 신약 개발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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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신약 개발은 막대한 개발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고, 성공률도 낮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신약 개발 생산성을 높여줄 열쇠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AI)이다.

전자신문

국내 AI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단계 (자료: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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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은 평균 10년 이상 걸리지만, AI는 이 기간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기업들은 약물 타깃 선정, 약물 선택 과정 등 신약 개발 과정을 개선하고 가속화하기 위해 데이터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후보 물질을 식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필요한 선별 작업을 AI가 자동으로 처리하면 연구자들이 더 빠르게 임상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신약 개발에서 AI는 임상 시험에서 효율적인 환자 선택과 맞춤형 치료 방식을 제안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를 높인다. 또 복잡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패턴을 발견해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낸다. 연합학습은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 분산 저장된 데이터를 로컬에서 학습시켜 분석 결과만 중앙 서버로 전송하는 학습 기법이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 멜로디 사업이 있고,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K-멜로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늘어나는 AI 활용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 첫 성공 사례는 홍콩의 AI 신약 개발 업체인 인실리코 메디신이다. AI 기반 약물 개발 플랫폼을 통해 특발성폐섬유증(IPF) 치료제 선도물질(INS018-055)을 46일 만에 발굴했다. 2023년 7월에는 INS018-055로 IPF 환자 대상 임상 2상을 시작했다. INS018-055는 AI가 발견한 새로운 표적에 대해 임상을 진입한 최초의 AI 설계 신약 분자다. 타깃 발굴부터 약물 디자인까지 전 과정을 AI가 수행했다.

영국 AI 신약 개발 기업 엑센시아는 AI를 사용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약물 설계 과정을 단축했다. 영국의 또 다른 AI 개발 기업 벤레볼렌트는 일라이릴리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이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측했고, 2022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AI로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창출한 첫 성공 사례다. 딥마인드는 알파폴드라는 AI 시스템으로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해결했다.

엔비디아는 초거대 AI를 생물학 분야에 확장해 바이오네모라는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바이오네모는 단백질, DNA, RNA 같은 생체분자 언어를 슈퍼컴퓨터 규모로 훈련하고 배포하는 프레임워크다. 엔비디아는 바이오네모 프레임워크를 갖고 다수의 스타트업, 글로벌 제약 기업과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국내 제약사, AI 활용 박차

국내 제약사들도 AI 활용에 힘을 쏟고 있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을 위해 외부 파트너십을 맺거나 기업 내부에 자체 조직을 설립하기도 한다.

유한양행은 아이젠사이언스, 휴이노에임, 파로스아이바이오, 사이클리카, 신테카바이오 등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투자하며 '제2의 렉라자'를 찾고 있다. 한미약품도 아이젠사이언스와 협력 중이다. 삼진제약은 뇌질환 영상 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에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아론티어와 AI 기반 면역 항암제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맺기도 했다. 보령(구 보령제약)은 AI 신약 벤처기업 온코크로스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적응증 확대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종의 분자 모델을 전처리를 거쳐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독자적인 'AI 신약개발 시스템'인 '다비드'를 구축했다. 대웅제약은 DB와 신약개발 시스템을 결합해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체 AI 시스템으로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 단계에 돌입시키는데 단 두 달이 걸렸다. 연구원들이 1년 넘게 고민하던 난제를 AI를 통해 해결한 사례다.

국내 기업이 AI를 활용해 개발한 의약품 후보물질이 임상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은 총 6개다. 이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동물 실험 등으로 후보물질 도출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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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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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 개발, 고성장성 예고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은 연평균 45.7% 성장해 2027년에는 40억34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 신약 개발 시장은 2021년 1340만달러로 세계에서 9번째로 큰 시장으로 파악된다. 연평균 34.6% 성장세를 보이며 2026년에 5910만 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AI 신약 개발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 예측되는 요인은 개인 맞춤형 의약품 개발 필요성 증가, 의료 및 신약 개발 분야 빅데이터 폭증, 기업간 협업 증가,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만료 임박 등이다.

AI 활용 신약 개발 시장이 가장 큰 곳은 북미다. 2021년 1억7990만 달러 시장으로 평균 48.4% 시장 성장률이 예상된다. 그 중 미국이 북미시장의 85%를 차지한다. 유럽은 2027년까지 4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독일, 프랑스 같은 기술 선진국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역시 고령 인구 증가, 신약 개발 비용 관리, 협업 및 파트너십 필요성 인식 변화 등으로 시장이 크게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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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에서 AI 활용 분야 (출처=아이큐비아)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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