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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맞벌이는 직장 점심 시간에 아이 가져라”… 푸틴식 저출산 대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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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 스트렐나 콘스탄틴궁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안보리 이사국들과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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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보건부 장관이 직장 내 점심·휴식시간 등 일과 중 성관계를 장려해 논란이 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여성의 출산을 강조하는 등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21일 뉴욕포스트·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푸틴은 최근 열린 여성 포럼에서 “여성은 전문적으로 성공하면서 많은 자녀를 둔 가정의 수호자로 남을 수 있다”면서 “여성은 남성이 이해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리어와 모성을 결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화답하듯 예브게니 셰스토팔로프 러시아 보건부 장관도 “직장에서 바쁘다는 것은 아이를 갖지 않는 타당한 변명이 될 수 없다”며 “삶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쉴 때라도 번식을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취재진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근로자들이 아이를 가질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냐고 묻자 셰스토팔로프 장관은 “휴식 시간”이라고 답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서는 최소 100만 명이 넘는 러시아 주민들이 해외로 이주했다. 러시아 여성들의 출생률도 1인당 1.5명에 그쳐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 2.1명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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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1세 연하 연인으로 알려진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 푸틴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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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예브게니 셰스토팔로프 러시아 보건부 장관도 이번주 초 “직장에서 바쁘게 지내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며 “인생은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휴식시간에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기자가 ‘12~14시간 넘는 장기간 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아이를 가지느냐’고 묻자 장관이 이 같은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러시아의 현재 여성 1인당 출산율은 1.5정도로 2050년까지 1억3000만명 이하로 인구가 1400만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격히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러시아는 모스크바에서는 18~40세 여성의 가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무료 가임력 검사를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임신중지(낙태)를 까다롭게 하고 이혼 비용을 높이는 등의 방식도 추진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목숨을 잃는 러시아 군인들이 계속 늘어나자,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민족대회에서 “우리 할머니 세대는 대개 7, 8명 또는 이보다 더 많은 자녀를 낳았다”며 “이런 멋진 전통을 지키고 부활시키자”고 말했다. 자국민들에게 자녀를 8명이라도 낳으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본처와 내연녀 사이에 최소 4명 이상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이들 자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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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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