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회의장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볼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20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 동시다발 폭발 사건은 '전쟁범죄'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튀르크 대표는 이날 삐삐 폭발 사태와 관련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번 공격의 폭과 영향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민간인에게 공포를 확산시키기 위한 폭력은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은 통신기기가 무기가 되는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줬다"며 "이것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수는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국제인도법은 무해하게 보이는 휴대용 물체를 부비트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독립적이고 엄격하며 투명한 수사를 촉구했다.
스테판 튀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도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 지대의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양측에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압달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도 "이번 공격은 잔혹함과 공포의 측면에서 전례 없는 전쟁 방식"이라며 "이스라엘은 국제인도법 기본 원칙을 위반한 '불량 국가'(rogue state)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7일 레바논에서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주로 사용해온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튿날에는 무전기가 연쇄 폭발하면서 레바논 전역이 공포에 사로잡혔다.
헤즈볼라는 이번 사태의 배후를 이스라엘로 보고 보복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북부 지역 안전보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전쟁을 벌일 생각은 없지만 지금처럼 내버려 둘 수도 없다"며 "북부 지역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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