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려도...황정민의 봄, ‘베테랑2’[多리뷰해]

[多리뷰해 (68) ‘베테랑2’]
유아인 ‘훅’ 가고, 정해인 ‘짠~’ 오고
추석 연휴 흥행 돌풍...천만 돌파 기대감

‘베테랑2’ 황정민. 사진|CJ ENM

[작품 소개]

2015년 무려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액션범죄수사극의 새로운 장을 연 ‘베테랑’의 9년 만의 속편.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다. ‘부당거래’ ‘베를린’ ‘유령’ ‘베테랑’ ‘군함도’ ‘모가디슈’ ‘밀수’ 류승완 감독의 신작.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 속편 ‘베테랑2’. 사진 I CJ ENM

[줄거리]

오늘도 가족들도 못 챙기며 밤낮없이 범죄들과 싸우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과 그의 팀원들.

어느 날, 한 교수의 죽음이 과거 발생했던 살인 사건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전국은 연쇄살인범으로 인해 떠들썩해진다. 이에 단서를 추적하며 수사를 시작한 형사들. 하지만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쇄살인범은 다음 살인 대상을 지목하는 예고편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또 한 번 전 국민을 흔들어 놓는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서도철의 눈에 든 정의감 넘치는 막내 형사 ‘박선우’를 전격 투입하지만, 사건은 미스터리하게도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베테랑2’ 정해인. 사진|CJ ENM

[오프닝]

경쾌한 크리스마스캐럴 풍의 음악이 울려 퍼지며 도박장 외부의 모습이 보인다. 우르르 돈 냄새 풍기며 차에서 내리는 주부들 틈에 봉형사(장윤주 분)가 보이고, 봉형사는 명품 외투에 카메라 렌즈를 숨기고 도박장에 입장한다. 봉형사가 도박판에서 판돈을 쓸어가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조폭 떡칠이가 봉형사를 마주하고 숨겨둔 카메라를 발견한다. 봉형사의 정체가 들킨 그 순간 서도철을 비롯한 형사들이 현장을 덮친다.

‘베테랑2’ 주요 캐릭터들. 사진 I CJ ENM

[캐릭터 소개]

# 죄짓고 사는 놈들! 끝까지 잡는다...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 : 명예, 권력, 돈의 반대편에 있는 강력범죄수사대와 이들을 이끄는 형사 서도철. 무슨 사건이든 끝장 보는 팀 베테랑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뀌는 건 바로 의문스러운 연쇄 살인이 일어나면서부터.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서도철과 그의 주변에는 전에 없던 위기가 닥쳐온다. 그리고 서도철은 자신이 잡아들인 범죄자들의 형량과 연쇄살인범을 향한 대중의 시선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 내가 왜 경찰이 됐냐고? 강력 범죄자는 반드시 응징해야 성이 풀리는 경찰 ‘박선우’(정해인) : 온라인상에서 UFC 경찰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할 만큼 순간적인 판단 능력과 고도의 무술 실력을 갖춘 박선우. 그는 시위 현장에서 우연히 강력범죄수사대 서도철의 눈에 들어 막내 형사로 임시 합류하게 된다. 서도철의 지난 이력을 줄줄이 꿰고 있고 그의 능력을 높이 사며 존경하는 모습을 보여온다. 강력범죄수사대가 맡은 임무에 대해서는 목숨 걸고 달려드는 열정도 보인다.

# 주특기는 발차기, 웃음 폭격기 베테랑 홍일점 ‘봉형사’(장윤주) : ‘베테랑’​ 강력반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감초 캐릭터. 이번에도 황정민을 비롯한 베테랑팀과 함께 넘치는 열정과 정의감으로 죄 지은 범인을 잡는데 총력을 다한다. 형사가 천직인, 불의를 못 참고 뛰어드는 美친 존재감.

# 전과자 빌런 ‘전 소장’(정만식) : 전작(‘베테랑’)에서 2% 부족한 반건달, 반양아치스러운 깡패 전 소장 역할을 맡아 재벌3세 조태오의 수하로 활약한 바 있다. 당시 막내 윤 형사(김시후 분) 배에 칼을 꽂아 관객들의 분노를 일으켰던 그가 이번에도 여전한 악인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법망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분노 유발자로 성경책을 끌어안고 “저는 이미 처벌 다 받았잖아요”라고 뻔뻔하게 웃는다.

# 유튜버로 전업한 전 비리 기자 ‘정의부장’(신승환) : ‘베테랑’에서 서도철 형사와 친분관계를 유지하며 특종을 만들려고 했던 박 기자는 2편에선 ‘정의부장TV’ 채널의 주인으로 등장해 각종 범죄들을 파헤친다. (제 버릇 못주고) 구독자들에게 후원금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뉴스를 재생산하거나 조작된 개인 정보를 소셜미디어에 뿌리는 등 비열한 활동으로 관객들의 분노 지수를 높인다.

‘베테랑2’ 스틸. 사진 I CJ ENM

[단소리]

# 전편의 변주, 확장된 세계관

단순명쾌한 ‘선과 악’의 대결 구도가 아닌 ‘신념과 신념’의 대립으로 차별화를 시도. 범죄 액션물의 흥행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기 보단 ‘베테랑’의 세계관을 넓히고, 메시지 중심의 전개로 변화구를 택함.

최근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적 제재’와 ‘사이버 렉카’, 가해자들의 가벼운 처벌과 구멍난 사법체계 등을 배경으로 장르적 한계를 뛰어 넘고 묵직한 메시지까지 담고자 노력. (다만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 시각으로 다루겠단 메가폰의 고뇌 끝에 내린 답은 ‘폭력은 그저 폭력’ ‘악인은 그저 악인’이라는 원론적 명제로 단순하게 흘러감. 그걸 위해 다르게 접근한 빌런은 다시 진부한 절대 악으로 변모. 법적 응징에도 반복될 것을 예고하며 자가당착에 빠짐.)

# 노련한 황정민, 예측불허 정해인

조태오(유아인)를 잇는 빌런 박선우(정해인)의 탄생. 패기 넘치는 신입 막내 형사로 등장한 정해인은 그야말로 ‘맑눈광’ 연기의 끝을 보여줌. 격투기를 기반으로 한 맨몸 액션부터 공간을 백분 활용한 고강도 액션까지 완벽 소화함. 선인지 악인지, 어떤 의도인지 알기 힘든 미스터리 아우라를 제대로 표현함.

황정민은 그냥 서도철, 서도철은 그저 황정민. 굳이 ‘서울의 봄’과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평이해 보일 수도 있지만 9년 공백이 무색하게 그의 등장과 함께 ‘베테랑’ 세계관에 즉시 몰입 가능함. 노련하고도 안정적인 역시 베테랑.

#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

처음부터 끝까지 골고루 분배한 화끈한 액션의 향연. 중반부터 특히 내달리기 시작해 ‘류승완 표 액션 쾌감’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음. 특히 빗 속 하이라이트 장면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진심이 느껴짐. (다만 완성도 자체로 보면 요즘 OTT 콘텐츠들의 액션 시퀀스 수준이 워낙 높아 놀라울 정도는 아님.)

‘베테랑2’ 스틸. 사진 I CJ ENM

[쓴소리]

# 태생은 입체적 빌런, 그러나 너무 쉽게 퇴색된 정체성

류승완 감독의 특기가 집약된 중반부 몰아치는 박진감에 비해 묵직함을 앞세운 뒷맛은 아리송. 메시지에 집중하기 위한 것들, 특히 상징성을 지닌 ‘해치’의 퇴장 과정이 지나치게 개연성이 떨어지고 너무 쉬운 길을 택함. 공감이 어려운 부분들이 적지 않아 찜찜함. 던진 질문에 비해 답을 구하는 과정은, 그리고 그 답은 허술하고도 원론적. 굳이 캐릭터 맛집의 매력을 과감하게 다운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의구심.

# 또 다크히어로? 올드한 유머, 철지난 액세서리들

다크 히어로(사적 복수)의 등장 자체가 다소 뒷북 느낌이 있고, 그 묘사엔 호불호가 갈릴 듯.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이나 디즈니+ ‘비질란테’ 등 기존 다크 히어로를 내세운 작품에서 이미 충분히 다뤄온 질문인 만큼 올드하게 느껴짐. 후발 주자다운 ‘+알파’가 없음. 장기하의 음악이나 복고스러운 여러 장치들이 그 올드함을 극대화시킴. (9년전 전작과의 비교가 아니라) 요즘 잘 나가는 범죄 액션 콘텐츠들에 비해 더 새롭거나, 다채롭거나, 앞서간 지점이 없어 아쉬움.

[관객소리]

전작의 장르적 쾌감의 극대화를 기대한다면 불호, 다른 결의 매력을 맛보고 싶다면 그리고 정해인의 팬이라면 호가 예상됨.

호 “정해인 미쳤다” “그저 반가운 베테랑” “무조건 본다, 추억의 맛” “지루할 틈 없다. 역시 류승완은 액션 장인” “그래, 이맛이지” “황정민의 봄은 계속” “배우들의 합, 찐이네” “액션이 예술이다” “기다리길 잘했다♡” “화려한 액션, 베테랑 배우들” “배우들 때문에 겨우 봄”

불호 “알맹이가 없네” “스토리, 연출 대실망” “밑빠진 독에 액션 붓기” “박살나는 쾌감 원한다면 실망” “이야기를 하다 마는 느낌” “흥행 잘 되겠지만 솔직히 그냥 그랬다” “추석에 볼 영화가 이것뿐이라...” “예상 가능한 전개, 내용은 없음” “배우들 연기는 다 좋은데...메가폰이 X맨” “짭 비질란테”

[흥행소리]

어차피 흥행은 ‘베테랑2’...손익분기점은 약 400만. 전작이 워낙 뜨거운 사랑을 받은 터라 관객들의 호불호에도 불구하고 흥행은 날개를 달았다. 지난 13일 개봉, 추석 연휴 닷새간 약 400만 관객을 모으며 천만 고지를 넘보고 있다. 올 추석 연휴 유일한 신작이었던데다 함께 걸린 작품들이 다큐 ‘안녕, 할부지’와 가수 남진의 콘서트 실황 영화인 ‘오빠, 남진’, 다양성 가족 드라마 ‘장손’, ‘딸에 대하여’ 정도여서 극심한 흥행 가뭄에 시달리던 CJ ENM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천만 돌파 여부와 함께 지난 4월 개봉해 1150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4’의 최종 스코어를 넘길 지가 관전포인트다.

유아인. ‘베테랑’ 스틸·스타투데이 DB

[번외이슈] 현실이 된 빌런...‘베테랑2’ 오고, 유아인은 구속

웃픈 아이러니, ‘어이가 없는’ 타이밍. ‘베테랑2’가 개봉을 앞두고 전편(‘베테랑’)의 성공을 이끌었던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은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美친 연기력으로 스타덤에 오른 영화 속 ‘빌런’이 현실에서도 ‘문제적 인물’이 된 것. 이 외에도 그는 30대 남성을 성폭행한 혐의(유사강간)로 고소당한 상태다. 1차 경찰 조사를 마친 가운데, 유아인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 별점 ★★★

깊은 고민 끝 어설픈 결론, 그건 베테랑이 아니죠. (한현정 기자)

# 별점 ★★★

동공연기 정해인, 빌런도 찰떡이네(양소영 기자)

# 별점 ★★

오버액션과 클리셰의 진혼곡, 피니시를 향한 삼각 조르기(강영국 사진기자)

# 별점 ★★★★★

통쾌한 1편, 박진감 갑 2편! 류승완의 레전드 어게인(제작사 관계자)

# 별점 ★★★★

전편 뛰어넘은 속편,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극장 관계자)

# 별점 ★★★★

‘스윗 엄친아’ 정해인의 완벽 변신...축 인생캐 경신(기획사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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