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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일)

[삶] "여교사 엉덩이 툭 치고, 임신한 선생님 성희롱하는 초중고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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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에 집중 않고 학원 숙제하거나 잠자는 학생 적지 않아"

교사 "쓰레기 줍자" 하면, 아이는 "내가 버린 거 아닌데요"라며 거부

[※ 편집자 주 = 윤미숙 교사노조연맹 부위원장 인터뷰 기사는 분량이 많아 네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세 번째 기사입니다. 첫 번째 기사는 지난 6일 [삶] "교사 주제에 어디서…부모와 함께 와서 무릎 꿇고 빌어라"라는 제목으로 각각 송고됐습니다. 다음 주 후반에 나가는 네 번째 기사는 제도적이고 구조적 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 스토리와 개인 사진이 많이 들어갑니다.]

연합뉴스

부산 구학초 저학년 담임교사 시절 윤미숙 교사노조연맹 부위원장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중고교의 남학생들은 복도에서 선생님의 엉덩이를 툭 치거나 일부러 부딪히는 일이 있습니다. 그건 성추행입니다. 여선생님은 그 학생을 불러 세워서 뭐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학생은 그런 행위를 안 했다고 발뺌하는데, 선생님이 그 학생과 했다 안했다를 놓고 다투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모른 척하게 됩니다"

"수업 중에 학생들이 성적(性的)으로 선생님을 모욕하는 일도 있습니다. 임신한 여선생님 뒤에서 '00해서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선생님이 들으라고 하는 소리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고생들이 이런 성희롱을 합니다"

윤미숙(44) 교사노조연맹 제2부위원장 겸 정책실장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4일 연합뉴스와의 세 차례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통제가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권이 무너지면서 선생님들이 이런 학생들을 강력히 제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면서 "학생 인권 못지않게 선생님들의 인권과 교권이 지켜져야 정상적 교육이 가능하다"고 했다.

윤 부위원장은 "서이초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아이의 기분이 나빠지면, 선생님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교사의 아동학대 여부는 평소 성향, 그런 행위가 반복됐는지 여부, 한 번의 행위라고 해도 그 정도가 심각한지 등을 신중히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돼야 하는데 국회 보건복지위 국회의원들과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이곳에서 성장한 윤 부위원장은 부산교대를 졸업한 뒤 2004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2020년 부산 교사노조 창립위원장에 이어 2021∼2022년 2대 위원장을 맡았다.

작년에는 전국 초등교사노조 정책실장 겸 대변인, 올해부터 교사노조연맹 정책실장 겸 제2부위원장, 전국초등교사노조 수석 부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8살짜리 초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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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2024년 9월4일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열린 '49재 추모제'에서 동료 교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 취재 사진]


<1차 인터뷰기사 내용 요약>

-[삶] "수업중 어려운 수학문제 풀지 마세요, 우리아이 열등감 느껴요"(9월6일 송고)

교사노조연맹은 2017년 12월 창립됐고, 7년 만에 조합원이 12만5천명으로 늘어났다. 20대, 30대 교사들이 주축이다. 교사노조는 이념보다 실리를 추구한다. 이념으로 따지자면 우(右)도 아니고 좌(左)도 아닌 중도다. 이런 점 때문에 젊은 교사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일부 초등생 학부모는 선생님에게 수학 시간에 어려운 문제를 풀지 말라고 하고, 받아쓰기를 하지 말라고 한다. 틀린 것은 빗금 치지도 말라고 한다. 자기 아이가 상처받거나, 열등감을 느끼거나, 기분 나빠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해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반 아이들이 20대 남자 담임 선생님의 얼굴에 여성 비키니 모습을 합성해 조롱했다. 아이들이 사과했으나 그것은 거짓이었다. 아이들은 사과 직후에 "선생님 얼굴 봤냐?. 선생님이 울라고 하더라. 웃음 나오는 것 참느라 힘들었다"면서 또 조롱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잘못한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고 판단해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했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선생님을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교실 에어컨을 늦게 틀어줬고, 수학여행 때 엄격하게 했다는 게 이유였다.

서이초 사태 이후에도 교권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조심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선생님을 괴롭힐 수 있구나'라고 엉뚱하게 학습한 사람도 있다. 그동안 몰랐던 선생님 괴롭히는 방법을 알게 됐다면서 그걸 써먹으려 한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그동안 국회의원들, 교육부·교육청·지자체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교권 개선을 위한 정책보다는 자기들 생색내기 정책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2차 인터뷰 기사 내용 요약>

-[삶] "교사 주제에 어디서…부모와 함께 와서 무릎 꿇고 빌어라"(9월12일 송고)

"칼 맞고 싶냐?", "교사 주제에 어디서 말대답이야", "아이 학업에 지장이 있으니 선생님은 임신과 결혼 미뤄주세요", "선생님 처녀죠? 애 낳아보면 알 거예요", "선생님 수능 몇등급이었어요?", "선생님 모친상 장례가 3일인데 왜 5일이나 자리 비워요?", "우리 아이에게 시간 맞춰 약 먹이세요", "몇 시에 기침을 몇 번 했는지, 체온은 얼마인지 체크해서 보내주세요", "나 변호사인데, 이러면 선생님이 곤란해져요". "난다긴다 하는 우리 남편들 나서면 선생님들 힘들어져요"

이는 일부 학부모들의 민원과 협박 내용이다. 어떤 학부모는 교사의 부모까지 함께 와서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협박한다,

전주에서 한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이 이 학교 3학년 아이로부터 폭행당하면서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이의 행동을 제지할 경우 아동학대로 신고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아이의 기분이 나빠지기만 해도 학부모가 정서적 학대로 선생님을 신고할 수 있다. 백승아 의원이 이런 법률을 수정하자고 제안하자 학생 인권법 제정을 주장하는 민변, 일부 학부모 단체, 학생단체 등이 반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한 '분리 지도'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장했다. 잘못의 뜻이 없는 '개별적 교육지도' 같은 용어를 쓰라는 것이다. 분리 지도라는 용어는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아이의 기분을 나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가 인권위의 이런 입장은 교실에서 다른 학생들과 선생님이 당하는 인권침해를 간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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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윤미숙 교사노조연맹 부위원장
[김연수 촬영]



다음은 윤미숙 부위원장의 인터뷰 3차 기사의 일문일답.

-- 본인의 좌우명이나 삶의 원칙이 있다면.

▲ 뭐든지 긍정적으로 본다.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반성을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 너무 과거에 얽매여 고통스러워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자책은 하지 말자는 것인데,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 본인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 어려운 질문이다. 자녀를 키우면서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노조 활동을 하는 것도 좀 더 나은 학교를 만들자는 생각 때문이다.

-- 본인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언제인가.

▲ 노조 일을 시작한 것이다. 그전에는 평범한 교사의 삶, 엄마의 삶을 살았다. 노조 활동을 하니 번듯한 명함도 생겼고, 사회적 관계도 넓어졌다. 일이 힘들기도 하지만 보람이 있다.

-- 아쉬운 일이 있다면.

▲ 노조 일을 하면서 가정에 소홀해진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그다음 날부터 혼자 학교에 가야 했다. 내가 신경을 못 써주니 엄마로서 미안하다.

-- 남편께서는 부인이 노조 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반대하지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내가 집에 없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기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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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든 채 교단에 누워 있는 학생.
당시 교단에서는 기간제 여선생님이 수업하고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영상 캡처]


-- 교사로서 절망할 때는 언제인가.

▲ 학급이 통제되지 않을 때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잘 따라오지 않을 때 절망감을 느낀다.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가 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 초등학교에서 수업 중 만화책을 보는 아이한테 교과서를 펴라고 하면 싫다고 하고, 수업 중에 뒤에 누워있기도 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 2022년 충남의 한 중학교에서는 수업 중에 한 학생이 교단에 누워 있는 영상이 공개돼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교단에 서서 수업 중인 기간제 여선생님을 촬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 학생 본인은 왜 교단에 누워 있었다고 했나.

▲ 교단 근처에 콘센트가 있어 휴대전화를 충전하려고 교단에 누웠다고 했다. 선생님을 촬영한 것이 아니고 검색하고 있었다고 했다.

-- 요즘에는 수업 중에 학생이 교단에 누워 충전해도 되나.

▲ 공교육이 이 정도로 무너진 것에 대해 충격을 받은 시민들이 많았다. 그 무렵에는 여선생님이 수업하고 있었는데, 남학생이 웃통을 벗고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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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윤미숙 교사노조연맹 부위원장
[촬영 김연수]


-- 요즘 아이들은 과거 아이들에 비해 무엇이 다른가.

▲ 내가 웃지 않는 표정으로 그냥 쳐다보면 아이들은 선생님이 무섭게 노려본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선생님이 혼내지 않았는데 아이는 혼났다고 생각하는 일도 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싸운 아이에게 "왜 화가 났어?, 무슨 일이야?, 누구랑 싸웠어?"라고 평범하게 물으면 아이는 "왜 나만 혼내요?", "왜 나한테만 그래요?"라고 한다. 아이는 집에 가서 선생님께 야단맞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어머니는 선생님이 자기 아이를 학대했다고 생각한다.

-- 아이들이 교사의 지시를 안 따르는 일이 많은가.

▲ 반 아이한테 "바닥에 휴지가 떨어져 있으니 이거 좀 줍자"라고 말하면 아이는 "제가 버린 거 아닌데요?"라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가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자주 한다.

-- 그러면 선생님은 뭐라고 말해주나.

▲ "쓰레기에는 이름이 없다. 우리가 다 같이 생활하는 공간이니 내가 흘린 걸 다른 친구가 주울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잘못 버린 것은 내가 쓰레기통에 넣을 수도 있다"고 말해준다.

-- 그런 말을 하면 아이들이 알아듣나.

▲ 알아는 듣는 듯한데, 동의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내가 왜요?", "나만 그런 거 아닌데요", "싫은데요"라는 말을 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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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안 해오면 학원 선생님께 혼나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한 학생이 걸어가면서 책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가 많나.

▲ 학원 숙제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잠을 자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동화책을 읽기도 한다. 휴대전화를 몰래 보고, 편지를 쓰거나, 낙서하기도 한다. 화장실에 가기도 하고. 교과서를 찾으러 가기도 한다.

-- 선생님은 수업 중에 학원 숙제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뭐라고 하나.

▲ 학원 숙제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하라고 말한다. 초등학생들 대부분은 말을 듣는데, 일부 아이는 계속 숙제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수업 중에 학생들이 학원 숙제를 해도 선생님이 그냥 두는 경우가 꽤 있다. 제지하면 학생들이 무시하거나 대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지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로 신고될 위험마저도 있다.

-- 학생들이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니 교사들을 무시하는 것인가.

▲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중학교 1∼2학년 수학을 학원에서 떼었다고 자랑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수학 실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정작 초등 6학년 수학 문제는 풀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현재 배우는 것도 다 이해를 못 하는 것이다.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중고등학교에 가서 좋은 내신 등급을 받을 수 없다.

-- 학교 수업 시간에 자는 아이들에게는 뭐라고 하나.

▲ 초등학교에서는 자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 졸거나 자는 아이들은 새벽까지 게임을 한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공부에 대한 열의가 없으니 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깨운다고 선생님께 욕을 하는 학생이 있다. 깨우기 위해 몸을 터치했다고 신체적 폭력이라고 주장하는 아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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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선생님 순직 인정하라'
부산교사노조는 2024년 2월 8일 부산남부교육지원청에 김은정 선생님에 대한 순직 재심을 청구했다. [부산교사노조 제공]


--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욕한 사례가 있나.

▲ 대표적인 것이 부산의 김은정(가명) 선생님 사건이다. 2022년 1학기 말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다. 선생님이 스테이플러(호치키스)를 준비해오라고 했는데, 아이들 몇 명이 빈손으로 왔다. 선생님은 학교에 있는 스테이플러를 그 아이들에게 나눠줬는데, 동시에 줄 수 없으니 약간의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왜 자기한테는 늦게 주느냐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선생님은 욕을 했으니 교실 밖에 나가 있으라고 했고, 반성문을 쓰라고 했다. 아이의 부모는 교육청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다. 아이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것이다.

-- 그 욕설은 혼잣말이 아니었나.

▲ 선생님에게 한 것이었다.

-- 그 학부모가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까지 했나.

▲ 신고를 한 사람은 교장 선생님이었다. 교장 선생님은 학부모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은 사실을 알고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 그 선생님은 학교에 못 나오게 됐나.

▲ 아동학대로 신고되니 2022년 7월 2일부터 직위가 해제됐다. 선생님은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 있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직위가 해제된 지 5일만 이었다. 그 선생님은 공무원을 하다 너무 힘들어서 교원대에 들어가 늦게 교사가 된 분이었다. 사건 당시 선생님은 40대 초반이었다. 작년 말에 법률이 개정돼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아동학대로 신고되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직위가 해제됐다.

-- 선생님이 학생한테 폭행당하는 일도 있나.

▲ 얼마 전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다. 여선생님이 6학년 아이를 지도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갑자기 선생님의 상체를 주먹으로 때렸다. 선생님은 많이 놀랐고, 수치심도 느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이 문제가 공개되고 이슈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렸고, 선생님은 다른 학교에 전보 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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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불법 촬영 가해자 엄벌하라'
2024년 4월 29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제주교사노조와 중등교사노조가 지난해 도내 한 고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사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학생들이 선생님을 성희롱하거나 성추행하는 일이 있나.

▲ 작년에 제주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불법 촬영(몰카)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 1명이 여선생님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휴지 곽 안에다 휴대전화를 넣어뒀다. 그 학생은 여선생님들이 그 화장실만을 이용하도록 다른 화장실 칸은 잠가뒀다.

--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00랑 잤죠?", "00 선생님 가슴 만지고 싶다", 남자 성기 모양의 물건을 주고는 "흔들어주세요"라고 하는 일도 있다고 하던데.

▲ 자기들끼리 교실에서 선생님의 속옷 색깔에 대해 농담을 주고받는 아이들도 있다. 여자 배우의 가슴 크기에 대해서도 말하면서 시시덕거린다. 자기들끼리 몰래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선생님이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이는 성희롱이다.

-- 이런 경우 선생님은 어떻게 하나.

▲ 선생님이 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라고 추궁하면 "선생님한테 한 말이 아닌데요"라는 답변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추궁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어서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이런 성희롱 사건이 많지만,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다.

-- 학생들의 성희롱 유형으로 다른 것이 또 있나.

▲ 임신한 여선생님이 수업 중인데, "00를 해서 임신했다"면서 성적(性的)으로 모욕하는 학생들이 있다. 선생님이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일부러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일부이지만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고등학교 아이들이 이런 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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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살려내라'
2024년 2월 17일 오후 서울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 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선생님을 성추행하는 학생도 있다고 하던데.

▲ 지나가면서 슬쩍 선생님 엉덩이나 등, 팔을 툭 치거나 부딪히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도 선생님이 아이를 세워놓고 뭐라고 하기가 어렵다. 그런 행위를 안 했다고 발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저질러 놓고 "죄송합니다. 제가 그랬어요"라고 하는 학생은 없다.

-- 선생님에 대한 서술형 평가에서 선생님을 성적(性的)으로 모욕하는 일도 있다고 하던데.

▲ 세종시에서 있었던 일이다. 서술형으로 선생님에 대해 평가하라고 했는데, 성희롱하는 내용을 적었다. 익명 평가여서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른다. 컴퓨터로 작성해서 입력하는 것이니 필체 확인도 불가능하다.

-- 그 세종시 선생님은 심한 모욕감을 느꼈을 듯하다.

▲ 선생님은 교육청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상처를 받았다. 교육청은 선생님을 보호하기보다는 사무적이고 딱딱하게 취조하듯이 조사를 했다고 한다. 선생님은 "나는 피해자인데, 나한테 왜 이렇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차 가해를 받은 셈이다. 선생님은 교육청의 이런 조사가 더 견디기 어려웠고, 이때 교단을 떠날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분은 의원면직으로 교직을 그만뒀다.

-- 학부모가 선생님을 성희롱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 상담 시간에 남자 학부모가 여선생님한테 "저녁에 만나자, 술 한잔 하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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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윤미숙 교사노조연맹 부위원장
[촬영 김연수]


-- 학생이나 학부모, 교육청 등이 선생님을 무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교사들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하락한 것도 원인이지만 그동안 국회, 정부, 단체 등이 지나치게 학생 인권을 강조하면서 교권 보호에는 신경 쓰지 않은 데도 원인이 있다. 학생 인권과 교권 보호는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학교는 통제 불능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해야 하나.

▲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이 무분별하게 교사를 정서적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지금은 학부모가 단지 괴롭힐 목적의 무고성 신고를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런 학부모를 처벌할 방법도 없다. 수업 방해 학생에 대한 분리 지도 역시 실효성 있도록 정비해야 한다. 교권보호위원회도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고쳐야 한다. 담당 공무원들이 실적 쌓기나 생색내기용으로 정책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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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요 저요"
2024년 8월29일 오전 부산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여름방학을 마치고 등교한 학생들이 방학 이야기 발표를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교사들은 언제 보람과 자부심, 행복을 느끼나.

▲ 학생이 성장했다고 생각될 때다. 저학년의 아이들은 학년 시작할 때와 1년이 지난 후인 끝날 때를 비교해 보면 훨씬 의젓해진다. 자기 일을 스스로 하고,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컸다고 생각하게 된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아이들이 "선생님, 수업 재미있었어요. 이거 해보니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때도 선생님은 행복하다.

--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배려와 양보는 사회생활의 기본이다. 학교는 타인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다.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남을 배려하는 것이 손해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손해만은 아니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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