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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고용부, '뉴진스 왕따 사건' 조사중…'근로자' 인정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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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고용노동부가 인기 여성 아이돌 '뉴진스 왕따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만약 뉴진스 소속사 하이브가 해당 멤버들을 고의로 따돌려 근로기준법상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다만 뉴진스 멤버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놓고 상당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가수나 배우 등 전속 계약을 맺은 연예인들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로 분류하기에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

◆ '뉴진스 왕따 사건' 진정 100여건 접수…고용부 "사실관계 우선 따져봐야"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뉴진스 왕따 사건 관련 진정 100여건이 지난주 서울서부지청에 접수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뉴진스 왕따 사건과 관련해) 같은 내용으로 여러 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단 해당 진정에 대한 사실관계부터 확인해봐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처분을 내릴 수 있는지 예단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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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의 갈등에 대한 긴급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뉴진스 채널 'nnwjns' 캡처] 2024.09.11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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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은 지난 11일 뉴진스 멤버 하니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뉴진스 팬 A 씨는 지난 1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근로기준법의 '전속수사권'을 가진 고용노동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A씨 외에도 다수의 뉴진스 팬들이 집단으로 진정을 접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해당 사건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근로기준법 76조 2항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고 있다.

◆ 전문가 "단체행동 가능하지만 근로기준법 적용 힘들 것"

다만 해당 진정이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뉴진스 멤버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돼야 한다. 통상적으로 정부는 가수나 배우 등 예술인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특고 종사자에 대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하면서도 육아휴직·급여는 지급하지 않는 등 차별을 둔다.

더욱이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연예인은 근로자로 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판단이다.

진선미 노무법인 율선 대표 공인노무사는 "해당 사건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다고 하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근로자성 여부"라면서 "인사를 안 받거나 무시하는 행위 등은 고용부가 얘기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유형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진 노무사는 "제가 볼 때는 현재 우리 고용노동부나 법원 판례 기준으로 봤을 때 근로자로 보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면서 "노조법상 근로자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좀 다르게 보는데, 현재 나와 있는 판례 기준으로 보면 연기자나 연예인에 대해서는 노조법상 근로자라는 판례만 일부 남아 있다. 한마디로 단체 행동은 할 수 있지만, 근로기준법에 해당하는 법적 보호는 받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특수고용 종사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전향적으로 인정하는 데 대해 고용노동부는 좀 소극적"이라며 "아마도 조사는 열심히 하겠지만 '각하', 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조심스레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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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 [사진=고용노동부] 2022.10.07 swimmi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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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진정 건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늦어지면 연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진정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 처리 기간은 토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접수일로부터 25일 이내가 원칙이다. 다만 2차에 걸쳐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뉴진스 엄마'로 불리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모 회사 하이브의 갈등이 극에 치닫는 상황이다.

뉴진스 멤버 다섯명은 지난 11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이달 25일까지 복귀시켜달라고 호소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대표를 복귀시켜 주고, 지금의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이 아닌 원래의 어도어로 돌려놔 달라"면서 "오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하이브에 요구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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