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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미 대선 47일 앞두고 ‘빅컷’···표정 엇갈린 해리스·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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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바이든 “환영” vs 트럼프 “경제 나쁘단 뜻”

파월, ‘정치적 동기’ 주장 일축 “네 번째 겪는 대선”

WP “해리스 캠프 선거운동 마지막 단계에 활력”

경향신문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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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데 대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47일 남은 11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해리스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연준의 빅컷 결정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높은 물가로 타격을 입은 미국인들이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며 “앞으로도 물가를 낮추기 위한 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우리는 방금 중요한 순간에 도달했다. 경제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과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의 정책은 비용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적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이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면, 금리를 이만큼 내리는 일은 경제가 매우 나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부터 대선 전 금리 인하에 반대하면서, 연준이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해리스 캠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캠프는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를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실책으로 지목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기부자 중 하나인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은 “(연준이) 대선 정치에 개입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에 가세했다. 그는 “(시점을 고려하면) 이번 연준의 결정은 해리스의 선거운동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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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틀간 회의를 마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힌 후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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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특정 정치인, 대의, 이슈 등 그 어떤 것을 위해서도 일하지 않는다”며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연준의 목표인) 고용 및 물가 안정을 극대화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대선은 연준에서 자신이 겪는 네 번째 대선이라며 정치적 동기가 결정에 개입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BBC 등 외신은 연준의 금리 인하 조치가 해리스 부통령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리스 캠프는 민주당 경제 정책에 부정적 인식을 가진 유권자들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써왔는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끝났다’는 낙관론을 반영한 연준의 이번 조치가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WP에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될 이번 연준 결정은 해리스 캠프를 밀어주는 경제적 순풍”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가 11월 대선 전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번 조치가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는 뜻이다. CNN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인용해 소비자가 금리 인하를 피부로 느끼기까지는 약 12개월이 걸린다고 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경제학 수석 연구원 에런 클라인은 CNN에 “득표율 핵심 지표는 유권자들이 4~6월에 어떻게 느꼈는가”라며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의 사고방식은 이미 굳어졌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선이 10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금리 인하로 돌아선 사례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76년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1984년 두 번뿐이다. 다만 이때는 연준이 금리 결정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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