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커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빼낸 자료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기 전 선거캠프에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이나 러시아 같은 반미 국가들의 대선 개입 시도가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8일 연방수사국(FBI),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과의 공동성명에서 “6월 말과 7월 초 이란의 악의적인 사이버 주체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전) 선거 운동에 관여했던 이들에게 트럼프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해킹한 비공개 자료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이메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이메일을 받은 관계자 가운데 해커들에게 답장을 보낸 경우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이번 발표 직후 즉각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캠프의 캐럴라인 리빗 대변인은 “이란이 해리스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을 돕기 위해 선거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그들은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되살리고 그들의 테러 통치에 맞설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캠프 측은 “해리스 부통령 캠프가 이란 해커들에게서 제공받은 자료를 선거 운동에 사용했는지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캠프의 모건 핑켈스타인 대변인은 “외국 세력들이 용납할 수 없는 악의적인 활동을 포함해 미국 선거에 간섭하려는 모든 시도를 강력히 비난한다”며 “해당 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캠프에도 해당 자료가 넘어온 적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캠프에서 일하는) 몇몇 관계자가 스팸이나 피싱 시도처럼 보이는 공격의 표적이 된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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