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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미, 볼티모어 키 브릿지 붕괴 선주에 1300억원 손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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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화물선주·운영사 상대

기계·전기 시스템 문제점 인지

관리 부실로 동력 상실 뒤 충돌

아시아투데이

지난 3월26일 싱가포르 컨테이너 선박 '달리'의 충돌로 붕괴된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항 인근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릿지의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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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효극 기자 = 미국 법무부는 지난 3월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항구의 다리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충돌해 교량 붕괴와 이로 인한 항구 마비, 인부 6명 추락사를 초래한 싱가포르 화물선 선주와 운영사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18일(현지시간) 사고를 일으킨 대형 컨테이너 선박 '달리'를 소유한 '그레이스 오션 프라이빗'과 운영사 '시너지 마린 그룹'을 상대로 메릴랜드 주에 있는 연방법원에 1억 달러(약 1330억원) 이상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미 법무무는 화물선주와 운영사가 화물선 '달리'의 기계와 전기 시스템의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응급처치만 한 채 부적절하게 관리해 '키 브릿지'에 충돌 직전 동력이 끊겼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회사가 항해에 부적합한 선박에, 준비되지 않은 승무원을 배치하기로 한 결정"만 아니었다면 "이 비극은 전적으로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미국 항구에서 사업을 해 이익을 남기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며 "그들은 생명과 인프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방식으로 절차를 소홀히 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26일 화물선 '달리'는 스리랑카로 가기 위해 볼티모어를 떠나던 중 동력을 잃고 '키 브릿지' 교각에 충돌했다. 충격으로 교량이 붕괴하면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6명이 추락사했다. 이 사고로 볼티모어 항이 폐쇄되면서 화물선의 통행이 마비됐고, 볼티모어항 운영은 11주 뒤인 6월에 재개됐다.

화물선주와 운영사는 붕괴사고 며칠 뒤 자신들의 법적 책임을 제한해달라며 법원에 청원을 제출했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들은 책임 제한에 대한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민사소송을 통해 법무부는 강을 청소하고 볼티모어 항구를 재개방하기까지 발생한 비용을 미국 납세자가 아닌 사고를 일으킨 기업들이 부담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지난 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관들은 '달리'호에서 분리되면 정전이 발생하는 느슨한 케이블을 발견했다. 이것은 사고 당시 동력을 상실했던 '달리'호에서 발생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변압기와 전기 고장의 흔한 원인인 "과도한 진동"을 지적하고 승무원들은 이런 과도한 진동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배를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검사관들은 또 느슨한 너트와 볼트, 파손된 전기 케이블 타이도 발견했다. 다른 조사기관은 안전 우려로 추가 전기 검사를 중단할 정도로 배의 전기 장비 상태가 매우 나빴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변압기가 자동 모드였다면 화물선이 상당 시간 전력과 조타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고 비극적인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승무원들이 재앙을 피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던 순간에 닻을 즉시 내릴 수 없었고, 선수 추진기도 사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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