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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66억 상금쇼에 범죄자도 참가” 구독자 3억 유튜버 고소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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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튜버 미스터비스트(본명 지미 도널드슨).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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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 본명 지미 도널드슨)가 제작 중인 리얼리티 게임쇼 참가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스터비스트의 새로운 게임쇼 ‘비스트 게임스(Beast Games)’ 참가자 5명은 직장 내 학대 혐의로 미스터비스트의 제작사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비스트 게임스’는 1000명의 참가자가 500만 달러(약 66억6000만원)를 놓고 경쟁하는 내용으로 기획됐다. 아마존 측은 TV‧스트리밍 플랫폼 역사상 단일 상금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선전했다.

참가자 5명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고등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임금 미지급과 더불어 촬영장에서 심각한 학대를 받았고 제작진이 이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촬영 기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으며 드문드문 음식이 제공되어 영양 부족과 과로에 시달렸다고 했다. 또한 불충분한 신원 조회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가 참가하는 등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촬영이 이뤄졌다고 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부상을 입었으나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했다. 또, 촬영장에서 성희롱을 포함한 여성 혐오와 성차별이 자행됐으나 제작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참가자들의 근무 시간을 고려할 때 지급받은 금액은 최저임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참가자들은 촬영을 위해 목숨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500만 달러의 상금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을 잘못 알고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비스트 게임스’ 참가자들이 촬영 도중 어떠한 상황에 놓였었는지 자세하게 보도했다. 지난 7월 네바다주의 야구 경기장에 모인 참가자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2000명이었다. 참가자들이 우승 가능성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주장한 이유다. 이와 관련 미스터비스트 대변인은 “아마존과 함께하는 쇼에 참여할 1000명을 뽑기 위해 2000명의 경쟁자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차가운 오트밀과 삶은 달걀 1개, 생야채 몇 조각이 한 끼의 전부였다고 했다. 이조차도 이른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씩만 제공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미스터비스트가 만든 초콜릿바를 먹으며 칭찬하는 장면을 촬영해야 했다고 참가자들은 말했다.

또, 필요한 약은 제때 제공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인슐린이 필요한 참가자는 예정된 투약 시간보다 몇 시간, 심지어 며칠이 지나서야 약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약을 복용하면서 함께 먹을 음식이 필요했던 참가자는 몇 번의 요구 끝에 바나나 반 개를 제공받았다.

참가자들은 개인 물품 사용이 불가능해 5일 분량의 속옷이 들어있는 가방을 제공받았는데, 이마저도 며칠이 걸렸다고 한다. 한 여성은 생리 중이니 빨리 속옷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응급 상황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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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미스터비스트가 연출한 현실판 '오징어게임'에서 참가자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도중 탈락하고 있다. /미스터비스트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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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챌린지는 400명으로 구성된 5개 팀이 1만파운드(약 4536㎏) 무게추가 달린 줄을 최대한 빨리 당기는 것이었다. 제작진이 2000명이나 되는 참가자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서 팀별 순위 경쟁은 순식간에 서로를 밀치고, 넘어뜨리는 혼란스럽고 위험한 상황으로 변했다고 한다. 한 참가자는 그 장면에서 과호흡을 겪었다고 했다.

결국 한 참가자는 첫 번째 챌린지에서 멍이 들고, 피를 흘리며 탈락한 후 경기장을 떠났다. 그는 위로금으로 1000달러를 받았지만 카메라가 꺼진 후 프로듀서에게 돈을 돌려줘야 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나중에 실제로 돈을 지급하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촬영 한 달이 지나도록 돈을 받은 이들은 없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햇볕이 드는 경기장에서 며칠을 생활해야 했기 때문에 잠을 자기가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네 번의 챌린지를 탈락 없이 통과한 1000명의 참가자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미스터비스트와 아마존 측은 이번 소송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소셜미디어 데이터 업체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미스터비스트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했다. 현재 그의 유튜브 구독자는 3억1600만명이다. 포브스는 그가 2022년 6월부터 1년 동안 8200만 달러(약 1092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했다.

그의 채널에서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2021년 ‘오징어 게임’을 모방해 일반 참가자들을 모아 45만6000달러(약 6억원)를 걸고 게임을 벌이는 과정을 찍은 것이다.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조회수 6억50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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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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