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0 (금)

“응급실 뺑뺑이는 원래 있던 문제”...정부 “올 추석 응급실 환자 20% 줄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응급실 하루 2만7500명 찾아
문연 병원 두배 가까이 늘어
경증환자 30% 넘게 감소

충주 등 응급실 뺑뺑이 사례
이전부터 계속 있었던 문제

필수·지역의료 부족 해결위해
정부, 의료개혁 추진하는 것


매일경제

1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구급요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가 지난해 추석보다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증환자가 30% 넘게 줄었다. 정부는 “연휴기간 응급의료체계가 중증환자를 중심으로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응급의료를 비롯한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다른 명절 연휴와 비교해 문을 연 의료기관은 증가했고, 응급실 내원환자는 경증환자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 여러분의 협조로 이번 추석 연휴 응급의료 고비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석 연휴 기간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연휴기간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하루 평균 2만7505명으로, 지난해 추석(3만9911명)이나 올해 설(3만6996명)보다 20% 이상 줄었다. 특히 응급실에서 수용하지 않더라도 의료진에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4∼5등급에 해당하는 경증·비응급 환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번 연휴기간 응급실을 방문한 KTAS 4~5등급 환자는 하루 평균 1만6157명으로 지난해 추석(2만6003명)이나 올해 설(2만3647명)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다만 중증 응급환자에 해당하는 KTAS 1~2등급 환자 수도 하루 평균 1255명으로 작년 추석의 1455명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전국 응급실은 연휴기간 사실상 ‘풀가동’ 됐다. 전체 411개 응급실 중 3개소를 제외한 408개 응급실이 추석 연휴 매일 24시간 운영했다. 조 장관은 “세종충남대병원은 지난 14~15일에 주간만 운영했으나 지난 16일부터는 24시간 운영 중”이라며 “건국대 충주병원과 용인 명주병원은 연휴기간 동안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았지만 지역 내 의료원과 병의원의 협조로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석은 전공의 이탈 이후 보내는 첫 명절 연휴로 의료 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실제 전날 기준 중증진료를 주로 다루는 전국 180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 중인 의사 수는 1865명으로 의료 공백 사태 이전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400명 이상 적었다. 이 기간 전공의가 500명 이상 줄어든 데 따른 여파다.

매일경제

1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의료진들이 드나들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명절 연휴와 비교해 이번 추석 연휴 문을 연 의료기관이 늘면서 경증환자 분산을 비롯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문을 연 의료기관 수는 연휴 첫날인 14일은 2만9823개소, 15일 3247개소, 16일 3832개소, 추석 당일인 17일 2223개소로 집계됐다. 작년 추석 연휴 기간 하루 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9781개 의료기관이 진료를 본 셈이다.

이번 연휴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응급실 뺑뺑이’ 사례에 대해 정부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이전에도 있었던 문제”라고 평했다. 지난 14일 충북 청주에서는 25주 임산부가 양수 유출로 병원에 내원해야 했는데, 75개 병원의 수용 거부로 신고 접수 6시간 만에 치료를 받았다. 이어 15일에는 광주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가 광주 소재 의료기관 4곳에서 수용을 거부당하고 전주로 이송되기도 했다.

매일경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가운데)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25주 이내 조기분만은 고위험분만에 해당하는 시술로 전국적으로 진료와 신생아에 대한 보호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많지 않은 상황이고, 손가락 등이 절단될 시 시행되는 수술은 전국 5개의 수지접합 전문병원을 포함해 일부 병원에서만 진료 가능한 전문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장관은 “이와 같은 필수·지역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하면서도 연휴 이후 어려운 의료상황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장관은 “의료인력 부족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연휴가 지나더라도 응급의료 대응 역량이 당장 회복되기는 힘들다”며 “의료계가 의대 정원과 개혁 과제 내용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정부는 얼마든지 마음을 열고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는 만큼 여야의정협의체에 조속히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응급실을 포함한 의료 현장에 복귀한 의사들의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엄정 대응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앞서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의사 명단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는 경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4일 업데이트 내용을 게재한 상태다. 조 장관은 “정부는 그간 복귀해 근무 중인 전공의와 교수 등의 리스트를 유포하거나 의사 커뮤니티에 공개 비방을 한 총 43건을 수사 의뢰한 바 있다”며 “특정 사이트에 지난 14일 업데이트된 전체 내용도 수사기관에 제공해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