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이중가격제’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 많아
“주문·결제 과정에서 고지하지 않으면 소비자 알권리·선택권 침해”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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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동일한 메뉴라도 배달 앱 판매 가격이 매장 판매 가격보다 비싼 '이중 가격제'를 적용하는 외식업체가 늘고 있다.
KFC는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2년여 만에 다시 도입했으며 파파이스는 지난 4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배달 메뉴는 매장 메뉴보다 더욱 높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도 이중가격제를 적용한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에서 아메리카노 배달 제품 가격은 2000원으로 매장 제품 가격보다 500원 비싸다.
외식업체들은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것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배달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입장을 보인다. 배달앱 업체들은 외식업주로부터 배달비 외에 음식값의 9.8%(부가세 별도)를 중개 수수료로 받는다.
그러나 이들 외식업체가 '이중 가격'을 적용해 소비자에게서 숨은 가격까지 받는 영업 행태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분식집과 패스트푸드·치킨 전문점 등 20곳(59%)이 이중가격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문제는 소비자가 배달 메뉴 가격과 매장 메뉴 가격이 다른지,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체가 이중가격제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후정 한국소비자원 온라인거래조사팀장은 연합뉴스에 "소비자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상품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배달 주문할 때와 매장에서 구입할 때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것을 주문·결제 과정에서 고지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가 이중가격인지 모를 때가 많다"면서 "가격 차이를 안다면 더 저렴한 쪽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2021년 조사 이후 배달 주문과 매장 구입의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주문·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알리라고 업체들에 권고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메뉴 가격에 숨은 배달비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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