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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헤즈볼라 삐삐 폭발, 이스라엘이 전면전 때 터뜨리려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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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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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바논 무선호출기 폭발 사고 현장


이스라엘과 무력 분쟁 중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지닌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개가 동시 폭발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레바논 보건당국은 17일(현지시간) 오후 3시반쯤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무선호출기가 폭발하면서 최소 12명이 숨지고 3천 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으로 다친 피해자에는 헤즈볼라 조직원 외에 모즈타바 아마니 주레바논 이란 대사 등이 포함됐고, 주변국 시리아에서도 최소 14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레바논 안보 소식통은 헤즈볼라가 수입한 무선호출기 5천 개에 이스라엘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폭발물을 심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서방국가 당국자들을 인용, 이스라엘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전하면서 이스라엘 측이 헤즈볼라가 수입한 무선호출기에 소량의 폭발물을 심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헤즈볼라가 대만기업에 주문해 납품받은 무선호출기 배터리 옆에 1∼2온스(28∼56g)의 폭발물과 원격기폭장치가 달려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무선호출기들에는 폭발 직전 신호음을 내 사용자가 호출기를 집어 들도록 만드는 프로그램도 삽입됐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현재로서는 공급사슬이 뚫려 제조·유통 과정에서 해당 기기들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폭발물을 심은 전화기 등을 암살 수단으로 쓴 적이 있습니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계열 과격단체가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모사드는 프랑스 주재 PLO 대표 마흐무드 함샤리의 자택 전화기를 폭발물이 든 것으로 교체했고, 이를 모른 채 수화기를 집어든 함샤리는 중상을 입고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번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위한 사전공작으로 무선호출기에 폭발물을 심었다가 들킬 위기에 몰리자 터뜨렸다는 뒷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악시오스는 익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당초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해 기습적으로 전면전을 개시하는 시점에 폭탄을 터뜨릴 계획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예상대로 헤즈볼라는 18일 오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했습니다.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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