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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헛짓거리 그만하라”…경찰 조롱한 의사 블랙리스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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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5일 오전 문을 연 충북 충주의료원 응급실. 최근 인력난으로 건국대 충주병원이 평일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면서 충주의료원은 정상 운영되는 지역 내 유일의 지역응급의료센터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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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응급실을 지키는 의료진의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 된 ‘감사한 의사’ 누리집 운영자가 “헛짓거리 그만하라”고 경찰을 조롱하며,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제보를 계속 받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누리집 운영자를 특정하고 추적 중이다.



18일 ‘감사한 의사 명단(별칭 감귤사랑 의사들)’ 누리집을 보면, 운영자 ㄱ씨는 경찰이 “뭣도 모르는 사람한테 아카이브 운영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경찰이) 실적을 내려고 (운영자가 다른 사람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이 복귀 전공의·전임의 등의 명단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스토킹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직 전공의 ㄴ씨는 이 누리집과 관계없으며, 경찰이 엉뚱한 사람을 자신으로 착각해 수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ㄱ씨는 “응급실 명단이 언론에 좋지 않게 소개된 것을 보았다.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사과드린다”며 “진심으로 응급실 응원한다. 응급실 명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에 남은 의료진 관련) 제보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금요일 밤~일요일 아침 사이의 랜덤한 시간에 업데이트된다”고 밝혔다. “저는 의사도, 의대생도 아니다”라고 밝힌 ㄱ씨는 경찰 수사를 비웃듯 알파벳으로 표시된 장문의 암호를 남기며 “제 정체를 공개한다. 수준에 맞춰서 암호 난이도는 좀 낮다”고 적었다.



또 “인터넷에 직장 동료 이름을 쓴 사람은 구속 수사냐. 디올백을 받아도 혐의조차 안 나오는 게 정의냐”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거론하며 ‘구속 수사 방침’을 비판하기도 했다.



‘의사 블랙리스트’ 관련 경찰 수사는 △지난 2월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참의사 리스트’ △지난 7월 텔레그램 ‘감사한 의사 명단’ △지난달부터 활동 중인 아카이브 누리집 형식의 ‘감사한 의사 명단(별칭 감귤사랑 의사들)’까지 모두 세갈래로 진행 중이다.



‘참의사 리스트’ 작성자는 이미 검찰로 송치됐고, 텔레그램 ‘감사한 의사 명단’ 작성자 ㄴ씨는 오는 20일 법원의 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ㄱ씨는 ‘경찰이 ㄴ씨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생사람을 잡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별개의 다른 사건”이라고 설명한다. 경찰 관계자는 “누리집 운영자가 남긴 암호는 이미 풀었다. (ㄱ씨는) 마지막 순번일 뿐 순서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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