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 신무기 장착, 비만약 개발 경쟁 가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개발 열풍이 거센 가운데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혁신 치료제 개발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AI를 활용해 새로운 화합물 발굴은 물론 비만 치료제 개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려는 전략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해부터 AI를 활용해 비만 치료 후보물질 발굴을 진행, 올 연말께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전자신문

대웅제약 연구원이 AI 신약개발 시스템을 통해 신약 후보 화합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웅제약이 비만 치료 후보물질로 유력하게 보는 것은 글루카곤펩타이드(GLP)-1 계열처럼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화합물과 함께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물질까지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께 후보 물질을 공개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전임상 시험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대웅제약은 외국 제약사와 1년 가까이 비만 치료 관련 활성 화합물을 탐색해 왔다.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자체 신약개발 AI 플랫폼을 활용, 후보물질 발굴에 나서 약 두 달 만에 비만 치료 신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이 같은 물질의 성분 분석·예측, 개발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 중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도 개발 중인 경구용 GLP-1RA 비만 치료 후보물질을 AI 기술을 활용해 발굴했다. 회사는 독자 구축한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단기간에 적은 물질 합성으로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현재는 이 후보물질에 대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전임상 과정에서 기존 주사용 GLP-1 펩타이드 기반 비만 치료제와 유사한 작용 메커니즘을 가지면서도 부작용은 줄어 새로운 치료제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자신문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 전망치(자료: 업계 취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를 활용한 비만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미국 바이오기업 파우나 바이오와 비만 치료제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릴리가 보유한 비만 치료 개발 역량을 파우나 바이오 유전체 빅데이터 등 융합 AI 플랫폼과 결합해 비만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릴리는 이미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티르제파티드)'로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후속 치료제 개발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스페인 무르시아가톨릭대 연구진이 AI를 활용해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 비슷한 효능을 내는 식물 유래 화합물을 발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구팀은 AI 기반으로 수용체를 활성화해 GLP-1 계열 약물과 같은 효과를 내는 비펩타이드 천연 화합물을 찾았고, 경구용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험실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전자신문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올해 주요 화두로 'AI'와 '비만 치료제'를 꼽았다. 영국 경제주간지는 이 두 개의 요소가 올해 세계 경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주요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뉴욕증시를 달굴 종목으로도 선정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해외 비만약 개발업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했다.

특히 비만 치료제는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릴리 '젭바운드'와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암젠,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후발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을 선점한 비만 치료제를 추격하기 위해선 속도전이 중요한데 혁신 물질 발굴과 시간, 비용 절감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한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개발은 누가 더 빠르고 효과적인 결과물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며 “초기 시장인 만큼 혁신 치료제만 나오면 기존 판을 뒤흔들 수 있어 AI 활용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