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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인터뷰] 김진동 세종상의 회장 "'행정도시' 이미지 깨고 '기업에 진심인 도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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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스타트업에 기회의 땅… "기업인으로서 매력적인 도시"

지역상의 중 마지막 73번째 출범… 회원사 가입률 월등 '안정적 정착'

국회 이전 등 추가 행정수요 아젠다 대응 필요

자율주행특구 강점 살려야… 과감한 규제 혁신 주문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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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와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 복잡한 도시에 자율주행차가 슝슝 다니는 겁니다. 한 번 타보고 자율주행에 대한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자율주행특구인 세종시도 특단의 수용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김진동 세종상공회의소 회장(레이크머티리얼즈 대표)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1일 메트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세종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세종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 정착을 했지만 첨단 분야 기업들이 들어와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자율주행특구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특히 자율주행특구 수용성을 높이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엄청나게 빠르게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한 것은 선진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었다"며 "세종시가 자율주행특구에 대한 수용성을 행정적으로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세종시 발전을 위해 국회 이전 등 행정수요를 추가로 창출하는 것과 함께 정책 우선순위를 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대통령실이나 국회 이전 등 실질적인 행정수도로서의 지역 아젠다에 대해서는 함께 공감하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활력넘치는 도시가 될 수 있다"며 "행정수도 이미지뿐만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기업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행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전국의 상공회의소 중 73번째 마지막으로 출범한 세종상의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빠르게 안정화됐다며 "세종상의를 중심으로 친교와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보다 나은 기업환경을 만드는 구심점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연구원 출신으로 기업 두 곳을 창업해 상장사로 키워내고 지난 5월 세종상의 제3대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을 만나 세종시의 기업 환경, 세종시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세종상의 회장 취임 후 100일이 지났다. 그간 어떤 일을 하셨나.

"상공회의소 본연의 목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상공회의소법에 명시돼 있듯, 업계 권익을 대변하고 회원사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높여 상공업 발전을 도모하는 게 목적이다. 그 목적을 위해 소통과 친교가 근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원사 간에는 물론, 회원사와 지역사회와의 소통, 회원사와 유관기관 간의 소통 등 모두 중요하다. 그동안 기업을 직접 방문해 기업현장 목소리를 듣기도 하고, 대전지방국세청장, 세종특별자치시, 국회의원 등 유관기관과 교류하며 기업 현안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세종상의 대표행사인 '세종경제포럼'에도 작은 변화를 줬다. 지역 기업인과 기관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교류의 장인 만큼, 활발한 소통을 위해 원탁 테이블을 업종별, 지역별 등으로 다양한 분야의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지정해줬는데, 호응이 좋았다."

- 세종시 기업경영 환경은 어떤가.

"세종지역은 기존의 전통기업과 신생, 이전기업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제조업 중에서도 모빌리티, 바이오, 화학, 전자, 기계 등 다양한 업종이 분포한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등 4차산업에 있어서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한 미래혁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세종시를 통해 국가 경제 전반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벤처, 스타트업 기업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봐도 세종은 굉장히 매력있는 도시다. 신도시로서, 또 행정수도라는 타이틀로서, IT나 벤처기업 유치에 있어서도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각 지자체마다 다양한 지원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세종시도 더욱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인근 지역과 차별화된 포인트들을 잘 살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이 필요하다."

- 세종시 기업의 대표적인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기업은 세 가지의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자본과 기술과 사람이다. 우선 자본 조달은 2000년 벤처붐 이후에 아주 많이 좋아졌지만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적기에 자본을 조달해서 투자하기는 매우 어렵다. 기술과 사람은 사실은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급여나 복지, 비전 등 회사가 담당해야 할 기본적인 요건도 중요하지만, 특히 인력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정주 여건과 교육, 여가 등 사회적인 인프라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이것이 세종의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 활동이 모든 부분에서 미묘한 차이가 모이면 큰 차이를 만들고 큰 성장을 만들 수 있다. 사회적 인프라뿐만 아니라 개별기업의 투자와 관련된 자금조달, 산업부지 공급, 인허가와 관련된 수많은 규제 해결 능력의 차이가 모여, 결국 기업하기 좋은 세종시를 결정하게 된다. 기업이 찾는 곳이어야 활기 넘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 세종시 5생활권 스마트시티 분양 소식이 들린다. 기업 유치에 대한 기대가 있을 것 같다.

"5생활권 스마트시티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은 공급이 정체된 세종지역에 단비와 같다. 세종시 스마트시티는 백지상태의 신규 뷰지에 4차산업을 선도하는 혁신기술이 집약되는 곳이다.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이번 시도가 국가는 물론 전 세계의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종 집현동에 위치한 세종도시첨단산업단지(세종테크밸리)에는 미래 핵심 기술을 보유한 벤처, 스타트업이 많이 입주해 있다. 세종시는 4차산업의 테스트베드로서 자율주행과 ICT 등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많다. 스마트시티에 세종 기업의 최첨단 기술이 최대한 반영돼 국민 생활의 혁신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 세종시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

"세종상의의 캐치프레이즈는 '기업이 만드는 행복한 미래'다. 이번에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기업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기업은 지역경제가 움직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주체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의 종사자들이 지역에서 소비하며 경제가 움직인다. 도시 형성 과정에서 과도하게 공급된 상권 문제는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기업이 활성화되고, 새로운 기업이 많이 이전해 올수록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에 소외되는 기업이 없도록, 세종상의가 구심점이 될 것이다. 다만, 세종은 '행정수도'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보니, 기업 환경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타지역 기업인을 만나다 보면, 세종지역에 공장을 짓는 것 자체가 어려운 줄로 오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활력 넘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행정수도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기업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행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정부 정책 제언을 한다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다. 그 곳에서 자율주행택시가 흔히 다니는 것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직접 타보는 순간,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선진국의 앞선 기술력을 상용화해서 국민의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데는 기업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입법과 행정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선행돼야 함을 여실히 느꼈다. 지난 8월 대한상의 주관으로 국회의장을 뵌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제도 및 법제화에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세종상의 회장으로서 포부와 계획은.

"혼자 하면 역부족이지만, 단체의 힘은 강하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개별 기업이 관할기관에 직접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다. 기업을 둘러싼 어떠한 문제에 대해 세종상의가 직접적인 해결은 할 수 없더라도, 기업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연결하고, 이들의 권익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 또 기업과 지역경제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책과 현안사업에 대해 세종상의 회원사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 기업은 지역경제의 거울과 같다. 상공업이 발전하고, 기업이 번창하는 것이 곧 지역경제의 성장을 대변하는 길이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나가듯이, 세종상의도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 자족 기능을 갖춘 경제도시로 성장하는데 기여한다는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자 한다. 세종상의를 중심으로 친교와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보다 나은 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 김진동 세종상의 회장은 올해 5월 24일 세종상의 제3대 회장에 취임했다.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유기금속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연구원으로 10년간 일했으며,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동료 연구원과 함께 벤처를 창업해 상장기업으로 키웠다. 또 다른 도전을 위해 2010년 레이크머티리얼즈(LAKEMATERIALS)를 설립했다. 사명은 호수를 뜻하는 레이크(Lake)와 소재를 뜻하는 머티리얼즈(Materials) 합성어다. 생명의 근원인 물을 담은 호수가 주변을 풍요롭게 만들듯, 회사가 그런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소재 기업으로 작년 매출은 117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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