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장 프로젝트 2년 중단...말레이시아 공장도 '멈춤'
아마존 AI 맞춤형 칩 생산 계약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첨단 공정으로 제작된 웨이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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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 2·4분기에도 2조원 넘게 손실이 났고, 전체 직원의 15% 해고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신기술을 발표해오던 인텔이 지난 2016년부터 3년 단위로 신기술을 채택한 것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투자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최첨단 미세공정을 원하는 고객사의 요구를 외면하게 되면서 TSMC 등 경쟁사에 밀리게 됐다는 것이다.
인텔은 16일(현지시간) 파운드리와 설계를 분리 운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구조조정 방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별도 재무 실적을 발표한 파운드리사업부를 이를 완전히 분리해 독립 자회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두 사업부 간 분리를 확대하면 제조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파운드리사업부 매각설이 돌았으나, 팻 겔싱어 CEO는 "설계와 제조에 걸친 인텔의 역량은 경쟁력을 갖춘 차별화의 원천"이라고 선을 그었다.
겔싱어 CEO가 수장에 오른 이후 파운드리 사업의 본격 재진출을 선언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지난 2년간 투자된 자금만 250억달러(약 33조3천억원)로, 공장 건설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수익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파운드리사업부 분사와 더불어 인텔은 독일과 폴란드의 공장 프로젝트를 2년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의 제조 프로젝트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인텔은 파운드리사업부 분사 외에도 자구책들을 밝혔다.
인텔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회로 반도체) 생산업체인 알테라 지분 일부도 매각하기로 했다. 알테라는 인텔이 2015년 인수한 기업으로 반도체 칩을 다양한 용도로 맞춤 제작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인텔은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연장하고 AWS에 들어가는 인공지능(AI)용 맞춤형 칩을 생산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인텔 칩을 이용하는 큰 고객으로, 인텔의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제온'도 구매하게 된다. 거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수십 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실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구조조정 방안 발표에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인텔 주가는 6.36% 올라 20.91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시간 외 거래에서도 8.27% 올랐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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