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 지속, 소비 심리 위축"
"고금리 상황 내수 회복 더욱 지연"
"금리 인하만으로는 부족...브릿지 전략의 필요"
30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가게에 점포정리 관련 안내가 붙어있다. 완연한 수출 회복세에 상반기 재정 집중 집행까지 힘을 보탰지만 내수는 여전히 그늘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한국 경제가 내수 침체와 수출 양극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브릿지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내수 회복이 지연, 경기 불안이 장기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구원은 정부가 실질적인 경기 부양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 경제는 여전히 수출 회복에 의존하고 있지만, 내수는 소비 침체로 경기를 지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물가와 소득 정체, 고금리 상황이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었다. 소매판매는 7월 전월 대비 1.9% 감소했으며, 내구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비 항목이 줄어든 상태다.
설비 투자도 ICT 투자가 감소하면서 전체 투자 회복세에 제동이 걸렸다. 연구원은 “수출 경기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내수 시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경제 회복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의 고금리 상황이 내수 회복을 더욱 지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브릿지 전략'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브릿지 전략은 금리 인하와 같은 대규모 통화정책이 실시되기 전, 경기 심리 안정을 위한 중간 조치로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미시적인 정책들을 의미한다.
브릿지 전략의 핵심은 고금리로 인한 소비 침체를 완화하고, 가계의 소비 여력을 높이는 데 있다.
예컨대 일부 농산물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자금 지원이나 관세 인하,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운용 등이 미시적 물가 안정 노력이 될 수 있다. 또,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 관광으로 전환시키는 인센티브 제공도 경기 활성화의 일환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내수 침체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내수를 진작할 수 있는 브릿지 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구원은 현재 한국은행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한 금리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공백기 동안 가계 소비를 촉진하고 경제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미시 정책들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단순히 금리 인하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정부는 지금 당장 브릿지 전략을 통해 경기 회복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는 필수 과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수는 더욱 침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착륙 유도 정책과 금융기관의 고정금리 확대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 3분기 내수와 수출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수출만으로 경제를 지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경제 심리를 안정시키고 내수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설명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리 인하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는 민간의 경기 심리를 안정시키고 소비 여력을 높이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