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명은 해군… 미, 암살 의혹 부인
"제재 해제 거래 위한 인질극" 분석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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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선에서 부정 개표 의혹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인 3명을 포함, 외국인 6명을 체포했다. 이들이 미국 정부 등과 공모 하에 마두로 대통령 암살을 계획했다고 베네수엘라 정부는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암살 시도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내무부는 이날 현지 공영방송을 통해 미국 국적자 3명과 스페인 국적자 2명, 체코 국적자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베네수엘라 내무장관은 체포된 외국인 6명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주도 하에 마두로 대통령 및 정부 지도부 사살 작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체포된 미국인 중 1명은 현재 미 해군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콜롬비아 근무 경력이 있다고 카베요 장관은 밝혔다. 또한 이 음모와 관련된 미국산 소총 400정을 압수했다고 강조했다.
카베요 장관은 "CIA가 작전 최전선에 있고 스페인 국가정보센터(CNI)도 개입했다"며 "(미국·스페인 등의 마두로 대통령 사살 시도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암살 관련 의혹 전적 거짓"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워싱턴 백악관 정원을 걷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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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는 암살 시도 관련 혐의를 일축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직 미군이 베네수엘라 당국에 체포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도, "마두로 정권 전복 계획에 미국이 관련돼있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닌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정치적 불안정이 민주적 방법으로 해결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 역시 암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부정 선거 의혹으로 미국 제재를 받은 마두로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인을 구금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12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카리슬리아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법원장 등 친(親) 마두로 인사 16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마두로 대통령이 '가짜 혐의'를 조작해 미국을 구금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AP는 "마두로 행정부는 지난해 미국인 수감자 10명과 돈 세탁 혐의로 미국에 구금돼있던 마두로 측근 알렉스 사브를 교환하는 거래를 바이든 정부와 체결한 적 있다"며 "베네수엘라에 수감된 미국인을 이용해 미국 정부로부터 양보를 얻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7월 28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의 승리를 확인했다며 베네수엘라에 개표 결과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또한 곤살레스 후보는 "마두로 정부 탄압으로 목숨이 위험하다"며 이달 초 스페인으로 망명갔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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