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출 메꿀 앱테크 '손목닥터 9988' 체험기
출석 체크·스마트폰 연동 등만 해도 포인트 지급
서울페이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쉽게 결제
기자 또한 예외는 아니다. 가장 아끼기 쉬운 식비부터 하나하나 ‘짠돌이’ 모드에 돌입했다. 그러다 문득 걷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만보기 앱테크’로 지출을 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서로 다른 취재 현장으로 이동할 일이 많은 직업 특성상 별다른 품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돈을 벌 좋은 방안이었다.
포인트 후하고 현금화 쉬운 ‘손목닥터 9988’
걷기 앱테크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서비스들은 ‘토스 만보기’와 ‘캐시워크’다. 그러나 성에 차지 않았다. 토스의 경우 구독 서비스인 ‘토스 프라임’을 이용해야 포인트를 수수료 없이 현금화할 수 있고, 캐시워크는 현금화보다 모바일 교환권을 구매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실제 현금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앱테크를 원했다.
서울시 헬스케어 프로그램 ‘손목닥터 9988’ 이용화면(사진=김가은 기자) |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서비스는 바로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헬스케어 프로그램 ‘손목닥터 9988’이었다. 지난 2021년 서울시가 출시한 손목닥터는 스마트폰 앱이나 스마트워치로 건강 관리와 함께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앱이다. 실제로 써본 결과 다른 서비스들보다 포인트 지급이 후할 뿐만 아니라 사용하기에도 더할 나위없이 편리했다.
포인트의 경우 가입만 해도 50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손목닥터는 앱 출석 체크부터 건강관리 목표 설정 등 필요한 절차를 밟을 때마다 1000포인트씩 지급한다. 심지어 앱을 이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연결하기만 해도 1000포인트를 퍼준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도 시작부터 의욕이 솟구쳤다. 이후에는 하루에 8000보 이상을 걸으면 200포인트를 얻었다. 건강퀴즈나 설문조사 등 중간 이벤트에 참여하면 약 200포인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었다.
가장 좋은 점은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손목닥터에서 쌓은 포인트를 서울시 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인 ‘서울페이 플러스’ 앱에서 현금화해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식당, 편의점, 마트 등 약 26만곳에 달하는 서울페이 가맹점은 물론, 온라인의 경우 G마켓, 쿠팡, 배달의 민족 등 흔히 쓰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과금을 납부할 수도 있다.
사과 한 알에 느껴진 뿌듯함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손목닥터 누적 가입자는 100만명이다. 올해 말까지 약 150만명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산은 약 118억원이 편성돼 있다. 서울시는 손목닥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걸음 수 외에 혈압,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종합 건강관리 서비스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와 연계해 많이 걷는 사람에게는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손목닥터 9988’로 쌓은 포인트를 서울페이로 옮겨 동네 마트에서 사과 한 알을 샀다(사진=김가은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동네 마트에서 사과를 결제한 화면(사진=김가은 기자) |
일주일 간 서울시 곳곳을 걸어다닌 기자는 그간 모은 포인트로 ‘금사과’를 사먹었다. 자취생이 가장 챙겨먹기 쉽지 않은 과일을 그저 걸은 것만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마트 계산대 앞에서 혹시나 결제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을까 싶어 지갑 속 카드에 손가락을 걸치고 있었지만 바코드를 찍자마자 약 2초만에 결제가 끝났다. 집에 도착해 발품 팔아 구매한 사과를 씹어먹으며 뿌듯함을 만끽했다.
월급 외에 또다른 수입원을 만들고 싶은 직장인부터 한달 용돈으로는 학업과 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학생, 생활비 중 치약이나 과일처럼 소소한 지출이 아까운 사람들에게 손목닥터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