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경영 차원뿐 아닌 저가 매수 성향 짙단 시각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을 비롯해 삼성전자 임원들은 최근 한 달간 총 15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한 부회장이 지난 3월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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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용환·박병립·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문은혜·이성락·김태환·이한림·정소양·이중삼·오승혁·최의종·이선영·우지수·이라진·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장병문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을비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연휴 기간에도 비 소식이 있는데, 고향 오가는 길 안전운전하셔야겠습니다. 연휴 직전 미리 고향으로 떠난 귀성객으로 도심은 한가한 분위기였지만 경제 분야는 다양한 이슈가 있었습니다.
먼저, 대표적인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들은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위 임원들의 주가 부양 의지와 함께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에 다달았다는 신호로 봐야할까요. 연휴 이후 삼성전자 주식에 관심이 뜨거울 것 같습니다.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장원준 전 신풍제약 사장이 연휴 직전 법정구속됐습니다. 장원준 전 사장은 송암사를 통해 신풍제약을 운영해 왔는데 이젠 옥중 경영을 하게 됐습니다. 장원준 전 사장과 함께 현재 수감 중인 제약사 오너로는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선사인 HMM이 세계 1위 해운사 MSC와 손을 잡으면서 새로운 항로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HMM이 새로운 해운동맹을 구축하면서 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사업 부문은 잘 풀리고 있지만 HMM의 핵심 과제 '새 주인 찾기'는 요원해 보입니다.
◆ 삼성전자 임원들 최근 한 달간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신저가 경신
-국내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60%가 넘는 소액주주 비중으로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추석 명절 연휴를 포함한 5일 휴장을 앞둔 이번 주 증시에서 폭락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 와중에 삼성전자 임원들이 최근 총 15억원이 넘는 자사주를 연이어 매입하고 나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이야기 먼저 들어볼까요?
-네. 말씀하신 대로 삼성전자 임원들은 최근 한 달간 너나 할 것 없이 자사주 줄매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공시에는 하루가 멀다고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가 임원들 이름으로 제출됐는데요.
-첫발을 뗀 임원은 정용준 삼성전자 파운드리품질팀장 부사장입니다. 정 부사장은 지난달 7일 장내 매수를 통해 삼성전자 보통주 1000주를 주당 8만1100원, 총 8110만원에 사들였습니다. 기존 자사주를 1000주 들고 있던 정 부사장은 이번 매수를 통해 총 2000주로 보유량을 늘렸고요.
-정 부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날인 7일 삼성전자 종가는 7만4700원이었습니다. 회사 임원이 현재 주가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자사주를 매입했기 때문에 주주들은 책임경영 의지가 엿보인다면서 일부 반기는 목소리도 냈고요. 이후 고현목 상무, 오문욱 디바이브솔루션 부사장, 박태훈 상무가 8월 연이어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습니다. 이 중 오 부사장은 정 부사장과 동일한 1000주를 사들였다고 밝혔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9월에도 자사주 매입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부문장 부회장이 무려 7억원이 넘는 금액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 부회장은 이달 3일 자사주 1만주를 평균 7만3900원에 매수했다고 공시했고요.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87% 내린 6만4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번 주에만 세 번이나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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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0일과 12일에는 노태문 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과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 사장단까지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습니다. 노 사장과 박 사장은 각각 자사주 5000주, 6000주를 장내 매수했는데요. 삼성전자 주가가 9월 들어 6만원대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규모 면에서는 각각 3억5000만원, 4억원가량을 투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를 단순히 더하기만 하면 15억원이 훌쩍 넘어가는 금액이 자사주 매입에 사용된 모습인데요. 이처럼 임원들이 비슷한 시기에 거금을 투입해 연이어 자사주 매입을 이어간 배경이 궁금합니다.
-표면적인 배경은 역시 책임 경영 차원입니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공시 의무가 있을 만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요. 특히 이번에 자사주를 매입한 임원들이 스톡옵션 행사가 아닌 모두 장내 매수로 사들였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 목적에도 부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으로 사들인 주식은 의결권이나 배당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유통주식수를 줄이고 주당순이익을 향상해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해석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임원들이 최근 한 달간 기다렸다는 듯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는데도 삼성전자 주가는 오르지 않았죠? 제자리걸음은커녕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고 들어서요.
-맞습니다. 삼성전자 주주들에게 이번 주는 '최악의 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무려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면서 연저점을 갈아치운 탓입니다. 11일 종가인 6만4900원은 전날 기록한 52주 신저가(6만6000원)을 하루 만에 경신한 결과인데요. 12일 하루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13일 장에서도 전날보다 2.87%나 내린 6만4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한 주에만 3번이나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삼성전자 임원들의 이번 자사주 매입 이유가 책임 경영 차원뿐만 아니라, 저가 매수 성향이 더욱 짙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임원들이 현재 삼성전자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앞다퉈 거금을 투입했다는 해석입니다. 모두 13일 종가보다는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했으나, 향후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7만원을 넘어 8만원 등으로 오르게 된다면 주당 가치는 더욱 오를 테니까요.
-결국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흐름이 관건이겠습니다. 9월 들어 삼성전자는 물론 코스피도 2500선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데요. 명절 휴장 이후 재개될 19일 증시에서 삼성전자의 주가 그래프의 모습이 어떨지, 삼성전자 임원들이 또다시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할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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