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SNS에서 조선일보 보도 공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국정원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은 간첩수사를 맡는 기관을 교체한 것이 아니라 간첩수사 자체를 포기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대표는 이날 민노총·창원·제주 간첩단 등 ‘3대 간첩단’ 사건 수사를 본격화한 국가정보원이 북한 연계 혐의자 100여명을 포착하고도 내사 대상자로만 분류한 상태라는 조선일보 보도를 공유한 뒤,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같은 날 전직 국정원 간부의 설명을 인용해 이처럼 보도하면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와 경찰 이관의 영향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이 전직 간부는 조선일보에 “민노총·창원·제주 간첩단을 다 합쳐 북한과 연계된 혐의자가 약 100명에 달했다”며 “3개 간첩단과 잦은 통화를 하거나 접촉하는 등 북한에 포섭 대상으로 보고된 인물들인데, 대공수사권 폐지로 이들에 대한 내사는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국정원법 개정안이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되면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이 이를 전담했다. 기존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구속영장 신청이 가능했지만, 해외 정보망 등을 통해 수사 첩보를 입수해 경찰에 전달하는 역할만 국정원은 하게 됐다. 국내 정보 수집 활동도 금지다.
대공수사권 이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원 개혁 작업 일환으로 추진됐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문제나 인권 침해 등을 막겠다는 게 법 개정의 취지였다. 하지만 경찰이 대공 수사에 필수적인 해외 정보기관과의 네트워크나 인적 정보망 부문에서 국정원을 대체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경찰에는 해외 방첩망이 없고, 기능을 옮겨 다니는 인사시스템으로 인해 수사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과거부터 계속 대공 수사를 해와서 수사 역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경찰은 국정원의 해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첩보의 신속한 공유 등 협업이 이뤄지면 수사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조태용 국정원장은 후보자이던 올해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당시 “국정원이 간첩을 더 잘 잡을 수 있다”며 대공수사권 복원 소신을 강하게 앞세웠었다.
한 대표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기 비대위 회의에서 ‘총선 승리’를 전제로 하는 국가안보와 대공 분야 정책 공약을 연달아 내놓고, “총선에서 승리한 다음 바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회복하는 법률 개정안을 내고 통과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보와 첩보 그리고 간첩 문제는 일반 경찰과 검찰이 담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며 ‘수사’의 영역이 아니라는 얘기다. 수사기관이 아닌 정보기관이 간첩 잡는 업무를 담당하고 그 기능을 국정원이 복원해야 한다는 소신인데, 한 대표는 14일 SNS에서도 “간첩 수사는 ‘수사의 영역’이라기보다 ‘정보의 영역’”이라며 경찰이 국정원의 노하우를 갑자기 이어받기란 어려운 것이라고 같은 맥락으로 강조했다.
한 대표의 이날 글은 “민주당이 왜 이랬고, 왜 이러는 것인지 묻고 싶다”는 말로 끝났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