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8 (수)

노인 18명 '3교대 근무' 6천원 콩나물국밥집 성공 비결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해 노인 일자리 성공사례…최근 개점 1주년

시, 진영읍에도 분점 계획 "시장형 일자리 확대"

뉴스1

김해시와 김해가야시니어클럽이 김해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부원동 콩나물 국밥집 '콩시락' 2024.9.13 ⓒ 뉴스1 박민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입에는 맞으신가요? 양념이랑 새우젓으로 간을 하면 더 맛있어요"

지난 13일 낮 12시 경남 김해시 부원동의 콩나물 국밥집 '콩시락'

점심 때에 맞춰 찾은 식당은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노년의 식당 직원들은 손님들이 가게 입구를 들어설 때마다 웃는 얼굴로 응대했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콩나물 국밥과 콩나물 비빔밥이다. 모두 6000원의 착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를 주문하자 뚝배기에는 펄펄 끓는 콩나물 국밥이 담겼고 큰 스테인리스 그릇에는 고소한 참기름 향이 코 끝을 찌르는 비빔밥이 한 가득 담겨 나왔다.

콩나물 국밥은 콩나물의 시원한 맛이 허기진 속을 풀었고 비빔밥은 아삭한 콩나물과 나물의 식감이 고추장과 조화를 이뤘다.

뉴스1

김해시와 김해가야시니어클럽이 김해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콩시락'의 콩나물국밥이 펄펄 끓고 있다. 2024.9.13 ⓒ 뉴스1 박민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직원들은 "입에는 맞으시냐", "반찬은 부족하지 않냐"며 손님들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폈다. 식사를 마칠 때쯤 달고 맛있게 익은 생대추를 건네며 "후식으로 드셔보라"는 넉살 좋은 직원도 있었다.

식당을 찾은 한 손님은 "콩나물 국밥의 삼삼한 맛이 해장으로 좋았다"며 "술을 마신 다음날에 생각날 것 같다"고 음식을 평했다.

정감있고 넉살 좋은 이 가게의 직원은 모두 60세가 넘은 어르신들이다.

최근 개점 1주년을 맞은 이 가게는 김해시가 노인 일자리 전담 기관인 '김해가야시니어클럽'을 통해 60세 이상 어르신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가게다.

18명의 어르신들이 3교대로 매장을 운영하며 조리와 판매를 하고 있다.

개업 초에는 주문 메뉴를 누락하기도 하는 등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 조리부터 서빙까지 능숙하게 합을 맞춘다.

뉴스1

김해시와 김해가야시니어클럽이 김해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콩시락'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주문 받은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2024.9.13 ⓒ 뉴스1 박민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의 직원 이복순씨(70)는 33년간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 베테랑이다. 그가 운영했던 전골집은 지역의 '맛집'으로 소문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힘에 부쳐 식당을 접고 집에 쉬던 중 '콩시락'을 알게됐다.

복순씨는 "집에서 쉬니까 지루하고 힘도 안났다"며 "여기 나와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니 좋다"고 미소지었다.

식당을 전담하는 가야시니어클럽의 매니저는 긴 시간 식당을 운영하신 복순씨의 노하우를 가게 운영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콩시락'은 하루 30~40여명의 손님이 다녀가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어르신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에 따르면 1년간 총 20명의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현재도 18명의 어르신이 교대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근무 조건이나 시간 등을 배려해줘서 일하기 편하다"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다들 좋아 기분 좋게 일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홍보가 많이 돼 많은 분들이 찾아오는 맛집이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해시는 '콩시락'과 같은 시장형 일자리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부원동에 이어 진영읍에도 콩시락 분점을 개점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pms710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