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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책의 향기]영화만큼 재미있는 하늘… 연휴엔 ‘구름 멍’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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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시작된 구름의 분류

새털-삿갓-물결-벌집구름 등… 10가지 운형 특징과 함께 소개

기상학으로 보는 구름 이야기… 기후 원리 쉽고 재미있게 안내

◇다 읽은 순간 하늘이 아름답게 보이는 구름 이야기/아라키 켄타로 지음 지음·김현정 옮김/388쪽·2만2000원·윌북

◇구름관찰자를 위한 그림책/개빈 프레터피니 글·윌리엄 그릴 그림·김성훈 옮김/96쪽·1만8800원·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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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선물한 하늘의 다채로운 얼굴 파란 바다와 흰 구름은 ‘물의 행성’ 지구의 직관적인 상징이다. 당신의 몸이 늘 바뀌는 것처럼, 구름도 항상 변한다. 저 구름의 일부는 한때 당신의 몸을 이루던 물이다. 당신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저 구름도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 그러나 당신의 시선에서만 구름을 평가하지 말자. 보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구름의 모습도, 성격도 달라진다.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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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 사이의 바쁜 일상 속에서 하늘 한 번 쳐다볼 여유가 없었던가. 타는 햇살과 빗줄기에 시달려 하늘 한 번 쳐다보기 싫었던가. 올 것 같지 않던 가을이 한 발짝 더 곁으로 다가왔다. 모처럼 여유를 갖고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연휴도 찾아왔다.

탁 트인 곳으로 나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자. 머리 위에 어떤 구름이 있을까? 가장 친근하고 ‘인기 있는’ 구름은 쌘구름(적운)이다. 솜뭉치 같은 구름이 하나하나 떨어진 상태로 떠 있다. 밑면은 펑퍼짐하고 위쪽은 꽃양배추처럼 볼록 솟아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태평스러운 구름이다.

새털구름(권운)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름이다. 구름으로서는 가장 높은 곳, 항공기 비행 고도에 있는 이 구름은 헝클어진 하얀 머리카락 다발을 길게 빗어 넘긴 것 같다.

쌘비구름(적란운)은 ‘구름계의 록스타’다. 키가 가장 크고, 엄청난 비를 내린다. 커지면 수영장 1만 개 분량의 물을 머금는다. 우박을 내리기도, 번개와 천둥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래도 멀리서 보면 거대한 버섯처럼 예쁘다.

구름을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사람은 19세기 영국의 약사이자 기상학자인 루크 하워드였다. 오늘날 구름은 그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열 가지 운형(雲形)에 따라 분류된다. 구름의 입자가 물방울일 때는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얼음일 때는 매끈하다. 여기 소개하는 두 책 모두 열 가지 운형의 특징과 삿갓구름, 물결구름, 벌집구름 등 특별한 경우에 생기는 구름들을 상세히 설명하는 점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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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관찰자를 위한 그림책’은 자기 전 아이에게 읽어주기 위한 그림책만은 아니다. 어른들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 만한 상세한 ‘구름 정보’들을 담았다. 파스텔화로 표현한 구름들이 사진보다 더 생생하게 각 구름의 성격들을 나타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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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은 순간 하늘이 아름답게 보이는 구름 이야기’의 저자는 일본 기상청 기상연구소의 연구관이다. 구름과 날씨만 생각하는 그의 일상은 때로 웃음을 머금게 한다. 아침 식탁에 오른 된장국부터 그에게는 예사롭지 않다.

국물에서 수증기가 공급되고, 수증기가 포화 상태가 되고 응결하면 물방울이 형성되면서 흰빛을 띤다. 국에서 올라오는 김이다. “보세요, 구름이 형성되는 것과 똑같죠.” 된장국을 그릇에 부은 뒤 들여다보면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는 흐름이 보인다. “온도 차 때문에 열대류가 발생하는 거죠. 된장국은 하늘의 모형입니다.”

그에게 하늘은 ‘누구든,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다. 기상학을 알면 그 즐거움을 더 선명히 즐길 수 있다. 아이스라테를 마시면서는 적란운의 하강 기류를 발견하고, 뜨거운 라테를 마실 때는 엘니뇨의 소용돌이 원리를 알 수 있다. ‘비행기에서 즐길 수 있는 구름 종류’ 등 ‘하늘 마니아’를 위한 정보들도 쏠쏠하게 제공한다.

평생 기상을 연구해 온 저자도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구름은 대기 중의 미립자인 에어로졸을 핵으로 해서 발생한다. 그런데 에어로졸이 구름의 형성에 미치는 명확한 과정도, 에어로졸이 어디에 얼마나 존재하고 어떻게 변동하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자신이 평생 몸담아 온 일기예보의 불확실성에 대한 변명까지 담은 얘기다. 저런, 옆 나라 기상청도 ‘자주 틀린다’는 눈총을 받기는 우리와 매한가지인가 보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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