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여권의 심리적 마지노선(20%)에 딱 걸렸다. 앞자리 수가 1이 되는 순간 국정 방향이 옳다고 항변하기도 어려워진다.”(국민의힘 관계자)
민심 형성의 분수령이 되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20%로 나타나자 여권 관계자들은 이 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사이버 서밋 코리아(CSK) 2024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11/뉴스1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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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9대선을 기준으로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 2년6개월 만에 최저 지지율이 나오자 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지지율 하락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정이 응급실 수요가 몰리는 추석 직전까지 의료공백 우려 해소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자 지지율 버팀목이 돼주던 70대마저 등을 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여당 내에서는 “의료공백 문제가 기폭제가 됐지만, 이전부터 지지율 하락은 추세적이었다”며 “대통령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국정 동력을 정말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 의료공백 낮은 지지율 핵심 요인
이날 여론조사를 보면 의료 공백 문제를 국민이 얼마나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부정 평가를 내린 응답자들은 첫 번째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18%)를 꼽았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처음엔 여론조사에 긍정적 요인이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고, 의료 공백 이슈로 번지면서 지난주(9월 1주)부터는 부정 평가 1위 사안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센터 내부를 살피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2024.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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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정지지도 하락이 가장 두드러진 연령대는 의료공백 문제를 피부로 가장 크게 느끼는 70대 이상으로, 전주 조사에선 대통령 긍정 평가가 45%였지만 이날 조사에선 37%로 한주 만에 8%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의료 공백 문제로 불붙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멈추게 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야당과 의료계가 요구하는 윤 대통령의 사과나 장·차관의 경질 등 카드까지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의 한 비서관은 “지지율 때문에 개혁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걸 수도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통합위원회 성과보고회 및 3기 출범식’을 주재하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근본부터 해결하기 위해 반개혁 저항에도 물러서지 않고 연금·의료·교육·노동의 4대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개혁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 보수층, 부정 53% 긍정 38%
여권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의료공백 뿐만아니라 김 여사 문제와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치스타일, 부진한 경제문제가 모두 결부돼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이날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2위는 경제·민생·물가(12%) 3위는 소통미흡(10%)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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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부터는 지지율 하락이 걷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 심각하게 보는 지점이 보수층 이탈이다. 이날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대통령 부정평가는 53%로 긍정평가 38%보다 15%포인트 높았다. 보수층에서 전주보다 긍정평가(42%)는 4%포인트 떨어졌고, 부정평가(49%)는 4%포인트 올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중 접근 방식이나 메시지 방향 등 통치스타일 전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8%로 지난주 대비 3%포인트 하락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한 33%를 보이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민심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평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엄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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