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자원·탄소저감 시설에 투자 불가피
8월까지 계획된 6076억 중 97% 집행
전기요금 인상도 예고돼 부담 첩첩산중
쌍용C&E 동해공장의 시멘트 소성로. [회사 제공] |
판매량 급감 속 재고량 급증으로 비상경영 중인 시멘트업계가 환경설비 투자부담까지 추가로 안게 됐다.
하반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까지 예고돼 있어 손익구조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예정된 환경설비 투자는 늦출 수 없는 상황. 실제 8월까지 계획된 투자액을 거의(97%) 집행해 눈길을 끈다.
13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멘트 7개사의 설비투자 계획액 총 6076억원 중 97%인 5892억원이 지난달까지 집행됐다. 이 추세면 연말에는 계획액을 초과한 투자가 예상된다.
이처럼 설비투자가 조기에 집행된 것은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 오염물질 저감시설 투자를 앞당기고,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순환자원 사용량 확대를 위한 시설의 신·증축이 불가피하다.
쌍용C&E, 한일, 삼표, 한라, 성신, 아세아, 한일현대 등 시멘트업계는 최근 5년 간 설비투자를 크게 늘렸다. 2020년 3429억원이던 투자규모가 올해는 177% 늘어난 6076억원에 달했다. 이 중 환경설비 투자가 전체 80% 수준을 차지한다.
여기에는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 등의 고효율방지시설(SCR) 설치비용은 제외됐다. 업계가 향후 SCR 설치에 본격 나설 경우 투자규모는 더 크게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업계 내부에서도 향후 설비투자가 순조로울 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치산업 특성상 안정적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먼저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 그런데 건설경기 불황으로 올 상반기 출하량 급감(12.3%↓), 재고량 급증(15.6%↑)으로 지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하반기 예고된 전기요금 인상까지 겹쳐지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란 게 업계의 고민이다.
특히, 전기요금은 시멘트 제조원가 중 유연탄과 함께 30%대로 가장 높다. 지난해 유연탄 조달비용이 다소 줄었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이를 상쇄해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시멘트협회는 “상황이 어렵지만 환경영향을 낮추기 위한 설비투자는 미룰 수 없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선제 대응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은 멈출 수 없기 때문” 이라며 “올해는 업계가 예상되는 이익액 전부를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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