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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치열해지는 소주 경쟁"…오비맥주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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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제주소주 인수해 소주 시장 진출 공식화

전장은 '글로벌 시장'…국내 시장 구도 변화도 주목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소주 전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시장 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K소주 기업들의 주요 전장은 글로벌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오비맥주의 향후 행보에 따라 국내 시장까지 전장이 넓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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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주 대표 제품이었던 푸른밤. [사진=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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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신세계그룹 주류 계열사인 신세계L&B가 운영하는 제주소주를 인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의 생산용지와 설비, 지하수 이용권 등을 양도받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제주소주는 제주도에 본사와 생산 공장을 두고, 소주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지난 2016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이마트가 인수했다. 이마트는 이듬해 기존 제품을 리뉴얼한 '푸른밤'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고전을 거듭하다 2021년 자회사 신세계L&B에 제주소주를 넘겼다. 이후 국내 소주 사업은 접고,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과일소주 등을 위탁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 인수 배경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을 꼽았다. 기존 맥주 위주였던 수출 제품에 맥주를 더해 제품군을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주의 눈에 띄는 해외 시장 성장세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141만 달러를 기록했다. 소주 수출액은 지난 2018년 9757만 달러를 기록한 뒤 코로나19 영향으로 내리막길을 탔으나, 2022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도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2013년 이후 10년 만에 1억 달러를 넘기게 됐다. 오비맥주 측은 "제주소주는 수출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내 K소주의 판로를 확대해 온 브랜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오비맥주는 카스와 제주소주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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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현지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주 제품들. [사진=전다윗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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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의 참전으로 소주 기업들의 수출 경쟁도 향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총 80여 개 국가에 소주를 공식 수출 중인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짓는다. 약 7700만 달러를 투입해 축구장 11배 크기인 약 2만5000평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수출 목표도 공격적으로 높여 잡았다. 최근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며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해외 소주 매출 예상치 1585억원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선 향후 6년 사이 3배 이상 성장해야 하는 셈이다.

롯데칠성음료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처음처럼, 순하리에 이어 새로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출 중이다.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 아시아부터 미국까지 발을 넓힌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6월부터 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 유럽에 새로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출시한 새로 과일소주인 '새로 살구'도 중국, 홍콩,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수출에 나섰다. 향후 미국, 일본 등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비맥주가 아직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이번 인수가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 소주 양강 구도에 영향을 미칠지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국내 소주 소매 시장에서 59.8%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 뒤를 히트 상품 새로를 앞세워 급성장한 롯데칠성음료가 18%의 점유율로 따라가는 구도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수출의 경우 대부분 업체들이 이제 막 발을 뗀 단계다.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기에 오비맥주가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이 의외로 수월할 수 있다"며 "국내 시장은 아무래도 선두업체들의 지배력이 이미 상당하다. 쉽진 않아 보인다. 다만 제품의 결이 다르다곤 해도 오비맥주 역시 탄탄한 국내 주류 영업망을 갖춘 업체다. 향후 전략과 움직임에 따라 국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내다봤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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