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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노숙자 보면 그냥 못 지나가”…시장 갈 때마다 돈 챙긴다는 이 남자, 벌써 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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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김도현 동방환경산업 대표
‘베푸는 삶’ 대 이어 실천
“굶는 이웃 위해 밥짓던
어머니 보고 기부 배웠죠”

“재난현장 뛰는 적십자 위해
1억 기부했던 날 가장 행복
의미있는 곳에 재산 쓰고파”


매일경제

8월 6일 경북 예천에 위치한 청우정에서 김도현 동방환경산업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적십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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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에 가장 먼저 가 있어 현장 복구를 돕고 밥을 짓는 사람들은 적십자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에요”

김도현 동방환경산업 대표(65)는 적십자에 본격적인 기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약 10년 전, 적십자사 상임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그는 경북 지역 수해 현장에 방문해 인상 깊은 장면을 목격했다. 진흙에 옷이 다 젖어가는 것도 상관 안 하며 적십자 조끼를 입은 봉사 대원들이 수해 피해 집 내부에 있는 가재도구와 이불을 옮기는 장면을 본 것이다.

이후 2020년 김 대표는 누적기부액 1억원 이상의 기부를 약속한 적십자사 ‘레드크로스 아너스 기업’에 경북 3호로 가입했다. 김 대표는 아너스 기업 가입식에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을 물으면 적십자사에 1억을 기부한 오늘”이라고 짧은 소감을 말한 바 있다. 지금도 유효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웃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기부뿐 아니라 현장 봉사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 ‘적십자 봉사 대원’이다. 지난해 경북 예천에 큰 수해가 났을 때는 이재민 무료급식 ‘밥차’ 봉사를 하기 위해 피해 지역에 머무르기도 했다. 굽이굽이 깊은 산 속에 있던 피해 지역에서 봉사했던 김 대표는 “한 번 할 때 250인분의 밥을 짓는데, 이재민뿐 아니라 군인들, 봉사자들 밥까지 하려면 솥이 몇개씩은 있어야 한다”며 “적십자가 아니면 누가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전했다.

그가 먹고 나누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데는 어렸을 적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자란 영향이 크다. 부농의 아들로 태어난 김 대표는 부족한 것 없이 자랐다고 회상했다. 어릴 적 어머님이 집에서 밥을 지을 때면 굴뚝에 연기가 났고, 밥 지을 쌀이 없는 동네 사람들이 김 대표 집으로 줄을 지어 왔다고 한다. 김 대표는 “나중에는 아예 큰 그릇을 따로 준비해서 그들이 먹을 수 있는 대접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나누는 것을 보고 자란 그는 베풀 줄 아는 어른이 됐다. 아내와 새벽 시장에 갈 때면 그는 소정의 돈을 주머니에 챙겨, 시장 구석에서 모닥불을 쬐고 있는 노숙자들에게 주곤 하였다. 눈치가 보였던 김 대표는 아내 모르게 돈을 숨겨오곤 했는데, 깜빡하고 돈을 갖고 오지 않을 때는 혼자 집에 다시 가 돈을 챙겨오기도 했다. 그는 “우리 장모님이 날 보면서 항상 하시는 얘기가 ‘히퍼가 안된다(헤퍼서 안된다)’라는 얘기다”라며 껄껄 웃었다.

김 대표의 최종 목표는 ‘더불어 사는 사회’에 일조하는 것이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택한 방법이 바로 기부다. 김 대표는 “재산과 함께 내가 가진 가치 있는 물건들을 의미 있는 곳에 환원하고 싶다”며 “(기부가) 작은 도움이지만 이로 인해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가 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8월 6일 경북 예천에 위치한 청우정에서 김도현 동방환경산업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적십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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