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거래 업체에 판매 대금 제때 정산 안해
현지 업체들, 정산 지연 사태에 큐텐 제품 철회도
[서울=뉴시스] 한국에서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초래한 티메프(티몬+위메프)의 모회사 싱가포르 큐텐(Qoo10)이 현지에서 '미정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큐텐 로고 (사진=큐텐그룹 제공) 2024.0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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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한국에서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초래한 티메프(티몬+위메프)의 모회사 싱가포르 큐텐(Qoo10)이 현지에서 '미정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공영 CNA방송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찰은 이날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의 정산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일부 업체들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큐텐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거래 업체에 판매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않아 피해를 준 혐의를 받는다.
2014년부터 큐텐을 이용해 유아용품 등을 판매해 온 한 공급업체 측은 판매 대금을 받기까지 보통 2~3주가 걸리지만, 현재 두 달이 지나도록 정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CNA 방송에 전했다.
업체 측은 지난 7월19일 2만1000싱가포르 달러(약 2160만원)에 대한 판매 대금을 요청했으나, 당초 정산 예정일인 지난달 5일을 훌쩍 넘겼다고 전했다.
CNA는 자신들이 통화한 11개 공급업체 중 8곳은 여전히 큐텐의 정산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산이 이뤄진 한 업체는 지난달 18일과 이달 1일 두 차례 대금 정산을 요청했고, 지난 10일이 돼서야 입금이 됐다고 전했다.
큐텐의 정산 지연이 계속되자 여러 공급업체가 자사 플랫폼에서 큐텐 제품을 철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같은 상황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소규모 판매업체다. 그중 일부는 현재 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소규모 업체는 이메일을 통해 큐텐에 정산 시점을 물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싱가포르 정부도 여러 상인으로부터 정산 지연에 대한 문제 제기를 받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김용 통상산업부 장관은 지난 10일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큐텐에 문제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해결을 요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싱가포르 중국어 뉴스 플랫폼 채널8은 최근 큐텐이 직원의 80% 이상을 해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직원 110명 중 90명이 해고됐으며, 자금 부족으로 인해 어떠한 혜택도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큐텐은 G마켓을 창업해 나스닥에 상장 후 이를 미국 이베이에 매각한 구영배 대표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회사다.
구 대표는 2022년 큐텐을 이끌고 한국에 들어와 티몬을 인수했고, 이듬해엔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를 잇달아 사들였다.
그러다 재무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부채가 계속 늘어나 올해 대규모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발생시켰다.
한편 큐텐의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는 한국에서 정산 지연 사태 끝에 지난달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지난 2일 티몬과 위메프의 각 대표자 심문을 진행한 뒤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자율적 구조조정(ARS)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 10일 티메프의 회생 절차 개시 여부에 관해 심리한 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오는 12월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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