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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연비 칼 빼든 中에 곤욕...오갈데 없어진 글로벌 완성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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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사실상 내연기관차를 폐지하는 정책 마련에 속도를 높이면서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판매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해외 공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기업이 해외사업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공산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06톤 이하 연료차량의 연비를 리터(ℓ)당 38.9km에 맞춰야 한다는 내용의 연비규제 초안을 발표했다.

1.09~2.51톤인 차량은 리터당 30.3km를, 2.51톤을 초과하는 차량은 21.3km를 초과하면 안 된다. 공신부는 완성차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2026년부터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1.06톤 이하의 차는 대부분 승용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포함된다. 리터당 38.9km의 연비는 하이브리드도 맞추기 어려운 수준이다.

사실상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2035년까지 신에너지차(NEV) 비중 50%, 하이브리드(HEV) 50%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으나 이미 NEV의 경우 11년 앞서 달성했다. 올해 8월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의 소매 판매 비중은 전체의 54%로 절반을 넘었다.

연비 규제는 유럽과 미국의 관세 규제를 보복할 수 있는 카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BYD의 경우 리터당 33km 이상을 주행하는 5세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개발한 상태로 중국이 자국 완성차업체의 기술수준에 맞춰 규제를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전기차 내수시장은 자국 메이커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규제가 시행되면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판매는 더욱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신에너지차 브랜드별 판매에서 상위 10위권 중 8곳이 중국 브랜드로 나타났다. 10위권 밖에서도 장성기차, 동펑자동차, 니오, 샤오펑은 SAIC 폭스바겐과 볼보를 제쳤다. 지난달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자국 브랜드의 소매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한 63.4%를 기록한 반면 독일과 일본 브랜드는 각각 3.5%, 4.2% 줄었다. 미국 브랜드도 2.9% 하락했다.

현대차 중국법인(BHMC)은 올 1~8월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9만3281대를 팔았다. 기아의 중국법인 판매는 올 1~7월 13만1730대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소형 전기 SUV인 EV5는 5994대 판매량으로 월 평균 856대 팔렸다. 경쟁 모델인 BYD 송 플러스는 월 1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고 BYD 송, 시걸, 씰, 친과 티아고, 싱위에 등이 월 2만~5만대 팔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연비 규제가 실현되면 중국의 자동차 해외시장 잠식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올해 누적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657만2000대로 포화 상태다. 내연기관을 규제할 경우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면서 해외 수출 물량 역시 급격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다.

올 1~8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304만대로 30% 늘었다. 신에너지차 수출은 20% 늘어난 78만7000대다. 중국산 자동차는 400만대 자동차 시장인 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이스라엘, 브라질, 중동 등 신흥국가에서 판매를 리드하고 있다. BYD는 올해 연간 목표를 당초 목표인 360만대에서 400만대로 높이며 공격적인 판매를 예고했다. 이는 지난해 포드의 연간 판매량(440만대) 수준이다.

이는 신흥시장 의존도를 높여가는 현대차그룹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지난해 인도에서 108만4878대를 판매했고 슬로바키아(35만224대)·체코(34만500대)·멕시코(25만6000대)·튀르키예(24만2100대)·브라질(20만4300대)·인도네시아(7만9580대) 등 신흥국 판매를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의 자율주행, 엔터테인먼트 기술이 미국, 유럽에서는 아직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2~3년 캐즘에 빠진 새 국내 기업은 하이브리드 판매로 미래차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일본 배터리 9조원 투자처럼 순수전기차에서 경쟁력을 마련할 기회를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BYD 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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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권가림 기자 hidde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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