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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해리스-트럼프, TV토론후 “지지후보 바꿨다” 4%뿐 … 지지율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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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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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판정패’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적지 않은 후폭풍에 직면했다.

민주당 측은 “불법 이민자가 주민들의 반려견과 반려묘를 먹는다” “(민주당 지지 성향 일부 주에선) ‘출산 후 낙태’가 이뤄진다” 같은 트럼프 후보의 비상식적 발언을 두고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고 공격했다. 토론 뒤 해리스 후보는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했고, 트럼프 후보를 후원했던 거액 기부자들은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토론 직후 CNN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청 후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토론 승패와 무관하게 트럼프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건재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회사 트라팔가그룹이 토론 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 이른바 ‘7대 경합주’에서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48.2%로 해리스 후보(47.9%)보다 0.3%포인트 높았다.

● 민주당 “트럼프 정신 감정” 공세

해리스 대선 캠프는 토론 뒤 전체 영상과 핵심 부분을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리며 “트럼프는 (간단한 질문을) 처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격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은 트럼프 후보의 반려견 발언 등을 거론하며 “누가 이 사람의 인지력을 검증해줄 수 없나. 대통령직을 맡을 만큼 정신적으로 건강한 지 불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올 6월 27일 트럼프 후보와 조 바이든 대통령 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TV토론 때는 트럼프 후보 측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능력 저하를 문제 삼았는데 ‘역공’을 편 것이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CNN에 “트럼프는 어제 바보처럼 보였다”며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크게 이겨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 기부 플랫폼 ‘액트블루’에 따르면 토론 시작 몇 시간 만에 민주당은 이곳에서만 4300만 달러(약 580억 원)를 모았다. 이는 지난달 6일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해리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된 후 액트블루에서 기록한 일일 최다 모금액이다. 반면 텍사스주의 억만장자로 트럼프 후보를 후원해 온 더그 디슨은 토론에 대해 “보기 고통스러웠다”며 “그(트럼프)는 그녀(해리스)의 거짓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TV토론이 양측의 자금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 2차 토론 줄다리기


다만 트럼프 후보 측은 각각 2012년과 2016년 대선 TV토론 때 “이겼다”는 평가를 받았던 밋 롬니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모두 실제 대선에서 패했다는 점을 거론한다. ABC도 토론 승리에 따른 여론조사 지지율 상승이 초박빙 판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후보는 추가 토론 실시 여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트럼프 후보 측은 해리스 후보 측의 추가 토론 제안에 “토론에서 많이 이겼기 때문에 그렇게 할 의향이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NBC, 폭스뉴스와도 (토론을) 하고 싶다”며 2차 토론에 응할 여지를 남겼다. 10일 토론,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 주관사가 각각 ABC, CNN이었으니 다른 방송사 주관으로 토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리스 캠프는 “우리는 10월 토론에 열려있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트럼프 후보 측이 ‘토론 패배’라는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지지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11월 5일 대선 직전 추가 토론을 갖고 여기에서 승리해 대선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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