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8 (수)

"러-우 종전 임박…韓 방산업체 역할 이어질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iM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과 국방비 증가 추세는 이어지며 국내 방산업체들의 역할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2일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한국 이외에는 대안이 없으며 전세계적인 무기 발주 경쟁과 한국 방산업체들이 세계 방산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 전쟁은 이미 개전 2년 7개월, 햇수로는 3년차에 접어들었다. 당초 단기전으로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의 끝없는 장기화에 양측은 물론 미국, 유럽 등 관련국가들의 피로도도 점차 커지고 있다. 변 연구원은 “서방의 지원을 받아 전쟁을 간신히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는 무기 지원 중단을 공언해온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던 여름 이후부터 종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선의 향방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양측의 피로도와 손해 상황을 고려하면 종전은 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월 말 있을 UN회의에서 미국에 종전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으며 종전 계획의 일환으로 수비에 치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공세로 전환했고, 9월 들어서는 모스크바에 직접 드론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변 연구원은 “러-우 전쟁은 지난 3년간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세계 방산업체의 호실적과 폭발적인 주가 흐름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면 그 전쟁의 끝은 방산업종의 악재이자 하락의 시작으로 볼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전은 단기적으로는 방산업종 투자 심리에 부정적일 수 있지만 걸프전쟁 이후 누구도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현대 국가간의 전면전 발발은 전세계의 막연한 평화에 대한 믿음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으며 이는 종전과는 상관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적으로 화해할 수 없는 이상 힘에 의한 평화, 전쟁 억지력 확보에 대한 국가간의 경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그를 지원한 서방국가의 전력 손실은 심각한 수준으로 현재까지 유럽연합(EU)국가에서 우크라이나에 공여된 중화기는 전차 829대, 155mm/152mm 곡사포 634대로 각각 EU전체 보유량의 21.4%, 30.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실된 전차의 수는 우크라이나의 기존 보유량을 포함 이미 919대에 달하며, 보병전투차 및 수송차량 등을 포함한 장갑차류의 손실량은 그보다 훨씬 많은 2464대이다. 변 연구원은 “이는 그대로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의 전력 공백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러한 공백을 채우기 위해 최근접 국가인 폴란드는 가장 먼저 한국에 대량의 무기를 발주했고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공여한 전차는 324대”라고 강조했다. 2022년 한국과 맺은 기본협약(Frame Agreement)을 통해 그 3배인 1000여 대의 K2전차 발주를 계획했고 1차 계약으로 180대를 발주했으며 2차로 또다시 180대 발주를 앞두고 있다.변 연구원은 “루마니아가 그 뒤를 잇고 있는데 7월 54문의 K9자주포를 발주했으며 K2전차와 천궁 등의 대공무기 발주도 유력하다”며 “이러한 유럽국가의 발주 움직임은 유럽 지도를 보면 명확하다”며 “지리적으로 가장 먼 서유럽 국가들의 국방비는 아직까지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유럽 국가가 느끼는 전쟁의 위협은 실재적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유럽 최대의 전차 생산업체 중 하나인 KNDS의 레오파드전차 생산 능력은 현재 월 3~4대, 연간 40~5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KNDS는 이를 냉전시대와 비슷한 월 20대로 증대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으나 달성 여부와 기간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대신 대한민국의 방산업체들은 쏟아지는 수요에 대응하여 생산량을 2배 이상 증대하고 있다.

그는 “현대로템(064350)의 K2전차 인도량은 올해 56대에서 내년 96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라인 증설을 통해 과거 연 80문 수준이었던 K9자주포의 인도량을 연 160문으로 늘렸고, 곧 240문 수준의 생산량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유럽에서의 무기 자체 공급 능력은 한계를 맞고 있어 한국의 역할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