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요르단 수도 암만 인근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한 상인이 좌판대에 두 나라 국기를 나란히 꽂아 뒀다. 별이 있는 왼쪽 깃발이 요르단, 별이 없는 오른쪽 깃발이 팔레스타인 국기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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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치른 이웃 나라 팔레스타인과 요르단(요르단이 3-1 승)의 국기는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깃대 쪽 붉은 삼각형과 그 옆 검정·하양·초록 줄무늬의 배치는 완전히 똑같고, 요르단 국기의 붉은 삼각형에 하얀색 별이 있다는 점만 다르다. 무슨 관계일까.
두 국기 모두 1916년 아랍 반란의 봉기군 깃발을 계승했다. 아랍 반란 깃발은 줄무늬 색상의 순서만 빼면 팔레스타인·요르단 국기와 거의 똑같다. 아랍 민족주의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에서 독립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켰다. 이때 아랍인들의 단결을 촉구하기 위해 과거 아랍 지역에서 번성했던 이슬람 네 왕조의 상징색을 사용해 깃발을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빨강·검정·하양·초록 조합은 ‘범(汎)아랍 색상’으로도 불린다. 모양은 각각 다르지만 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쿠웨이트·시리아·리비아 등의 국기도 이 색상으로 구성돼 있다.
팔레스타인, 요르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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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의 초대 국왕 압둘라 1세는 아랍 반란 주도 세력의 후손이다. 요르단은 봉기군의 깃발을 계승하면서 흰 별을 추가했다. 꼭지가 일곱 개인 별은 이슬람 경전 코란 제1장에 나오는 7절(節)의 기도문 ‘알파티하’를 상징한다. 7은 일곱 언덕 위에 세워진 요르단 수도 암만을 상징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은 아랍 민족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국기를 사용해 왔다. 오늘날 이 깃발은 아랍의 정체성을 넘어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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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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