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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美 8월 근원 소비자물가 0.3%↑…연준, 내주 '베이비컷' 불가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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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격 0.8% 하락에도…주거비 0.5% 오르며 상쇄

소유자 등가 임대료’도 0.49%↑…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

‘슈퍼코어’ 물가 전월비 0.33%↑…4월 이후 가장 큰 폭 상승

9월 빅컷 가능성 15%…국채금리 상승…뉴욕증시 선물 하락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는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대비 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대비 물가상승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플레이션과 전쟁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선언하고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50bp 인하)’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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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격 뚝 떨어졌지만…주거비 연초이후 가장 크게 올라

11일 (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8월 근원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3%(0.28%) 오르며 월가예상치(0.2%)와 전월 상승폭(0.2%)을 소폭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어 연준이 중시하는 지표다. 전년동기 대비 상승률은 3.2%로 월가 추정치(3.2%)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포함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2.5% 올랐다. 이는 월가 예상치에 모두 부합한 수치다. 전년대비 상승률은 3월(3.5%)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했고,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헤드라인 물가 둔화세가 이어진 것은 대부분 에너지가격 하락 덕분이다. 에너지가격은 전월대비 0.8%, 전년동기대비 4.0%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대비 0.6%, 10.3% 떨어졌다.

하지만 주거비가 여전히 끈적하면서 하락분을 상쇄했다. 주거비는 전월대비 0.5% 오르며 연초 이후 가장 빠른 상승 속도를 보였다. 전년동기 대비 상승률은 5.2%에 달했다. 주거비는 연말로 갈수록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결과다. 특히 주택 소유자가 주택을 시장에 임대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가상임대료인 ‘소유자 등가 임대료’(OER)는 0.49% 오르며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외 서비스품목에선 항공료(3.9%), 어린이집(1.3%)도 상승세를 보였고, 이외 자동차보험료(0.6%)와 호텔 숙박비(2.0%)도 계속 상승했다.

주택과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물가인 ‘슈퍼코어’ 물가는 전월대비 0.33% 오르며 4월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를 보였다. 지난 7월(0.21%) 이어 두달 연속 상승세가 빨라졌다.

연준, 내주 FOMC서 ‘베이비컷’…美국채금리·달러↑

근원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준이 내주 FOMC에서 ‘베이비컷(25bp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더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다음 주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15% 정도로 반영했다.

소비자물가보고서가 나오면서 국채금리는 상승 반전했다. 오전 9시 기준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5.3bp(1bp=0.01%포인트) 오른 3.662%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3.4bp 오른 3.678%를 기록 중이다.

S&P500과 다우지수 선물은 약보합을 기록 중이다. 달러는 소폭 상승 중이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연준이 내주 25bp인하할 가능성에 ‘그린라이트’가 켜졌다”며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오지 않아 실망한 투자자들이 있겠지만, 대부분 연준 위원들은 이미 25bp인하로 시작하고 천천히 금리 인하에 나설 뜻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전략 분석가인 조쉬 잼너는 “오늘 다소 덜 우호적인 물가보고서는 내주 연준의 금리 인하를 막지는 못하겠지만, 논쟁의 틀을 다시 짤 수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고착화할 수 있다는 추가 징후는 금리인하 주기를 더 느리고 더 얕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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