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대표 여성 아나운서… 강영숙 전 예지원장 별세

강영숙 전 아나운서. '춘하추동방송' 블로그 캡처

1950∼1970년대 대표 아나운서였던 강영숙 전 예지원장이 11일 세상을 떠났다. 93세.

고인은 여성 최초로 방송국 아나운서실장을 맡았고, 인기 프로그램이던 '무엇일까요'와 '꾀돌이 문답' 공개방송 사회자로 명성을 쌓았다.

유족은 고인이 이날 오전 12시 30분쯤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1931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부산 피난 시절인 1951년부터 서울중앙방송(현 KBS) 견습 아나운서였고 1953년 방송계에 정식 입문했다. 시사 뉴스뿐 아니라 특유의 따뜻한 목소리로 1950년대 어린이 공개방송 '누가누가 잘하나'의 첫 여성 사회자로 활약했다. 퀴즈 프로그램 '무엇일까요'와 '꾀돌이 문답' 공개방송 사회자를 계기로 대표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했다.

1961년, 신설된 민영방송 MBC로 자리를 옮겨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 등을 진행했다. 이때 선발된 아기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돼 당시 영부인 육영수 여사와 연을 맺었고, 육 여사의 지시로 1974년 어린이 전통예절 교육기관 예지원을 설립했다. 이후 육 여사 추도방송도 고인이 직접 맡았다.

고인은 생전 평화통일자문회의 전국 여성 부회장, 서울시정 자문위원, 서울올림픽 운영위원, 서울교통방송 시청자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국민훈장 동백장,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문교부장관상을 받았다. '한국아나운서통사'는 "강영숙은 1950∼1960년대 우리나라 방송계에서 여성 방송인으로 가장 폭넓게 활약하여 명성을 드높인 아나운서였다. 여성 방송인이 드물던 시대인 1967년 우리나라 최초로 한국여류방송인클럽을 창설하여 초대 회장을 맡는 등 클럽 활동을 오랫동안 했다"고 기록했다.

유족은 6·25 전쟁 종군기자였던 남편 한영섭씨, 기원(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기두(전 대한항공 상무)·기조(사업)씨 등 3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4일 예정.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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