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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향악 '수제천'과 클래식의 조화…"자연 파괴 경고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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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립심포니 '에코 앤드 에코' 작곡가 최우정·지휘자 정치용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지휘자 정치용(왼쪽)과 작곡가 최우정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국공립단체가 해외에서 하는 공연을 보면 '우리는 이런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제는 나라의 위상에 맞게 세계를 움직이는 지식인, 권력자, 정치인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문제를 공유할 수 있는 작품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공연 '에코 앤드 에코'(ECO & ECHO)를 통해 '수제천 리사운즈' 초연을 선보이는 작곡가 최우정은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힘줘 말했다.

오는 13일 세종 예술의전당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상연되는 '에코 앤드 에코'는 지속 가능한 미래와 환경(Eco)에 대한 고민을 음악(Echo)으로 풀어낸 공연으로, 최우정은 향악(鄕樂)인 '수제천'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준비했다. 생명을 가지런히 해 하늘 앞에 고한다는 의미의 '수제천'은 백제시대에 쓰인 '정읍사'를 원곡으로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제천'을 즐겨 들었다는 최우정은 "저를 상당히 편안하게 만드는 음악"이라며 "'수제천'을 들었던 기억에 의존해 일종의 리액션(반응)으로 곡(수제천 리사운즈)을 썼다"고 돌아봤다.

최우정은 '수제천 리사운즈'를 두 악장으로 나눠 구성했다. 첫 악장 '오래된 음악들의 메아리'에는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에 대한 회상을, 두 번째 악장 '먼 훗날로부터 오는 메아리'에는 오늘날 사라져가는 자연에 대한 감상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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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에코 앤드 에코' 연습 현장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첫 악장이 끝나고 바로 두 번째 악장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과 본 윌리엄스 '종달새의 비상', 베토벤 '전원'을 선보인 뒤 마지막 곡으로 두 번째 악장을 연주하는 게 특징이다. '에코 앤드 에코' 공연의 처음과 끝을 '수제천 리사운즈'가 장식하는 셈이다.

최우정은 "자연을 소재로 한 서양 곡 세 개를 공연의 중심에 뒀다"며 "첫 곡과 끝 곡은 '수제천 리사운즈'를 배치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휘를 맡은 정치용은 '수제천'을 오케스트라로 선보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다소 심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연주하고 보니 "웅장하고 볼륨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첫 악장이 인상적이었다며 "아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흐름이 간간이 흐트러지고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연 파괴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보통 연주회에서는 희망찬 분위기로 끝을 맺잖아요. 아름다운 세계로 나아가자든지, 자연을 보호하자든지…. 그런데 이번 공연은 좀 더 경고하는 것처럼 들리기를 바랐습니다. 한번쯤은 환경 문제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공연 중 상영되는 미디어아트에서도 이 같은 메시지가 담겼다.

정치용은 "영상과 음악의 조화를 통해 관객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상당히 의미 있는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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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최우정(왼쪽)과 지휘자 정치용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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