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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 금리 하락···경기침체 전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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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달러화와 위안화.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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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 경고등이 깜빡이고 있다. 중동 지역 불안에도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인 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으로 경기침체가 올 것이란 우려가 확산된 여파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으로 환율까지 출렁이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세계 3대 유종(두바이유·서부텍사스산 원유·브렌트유) 가격은 일제히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 선물(11월분)은 3.69% 급락한 배럴당 69.1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 국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날 전거래일보다 약 7bp(1bp=0.01%포인트) 하락한 3.59%까지 내려가며 2022년 9월 이후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2주동안 유가(WTI)는 15.1%,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8.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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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유가와 금리 급락세는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측 영향이 크다. 통상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산업·생산이 줄어 원유 수요가 감소해 유가가 내려가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는 높아져 금리는 하락(가격 상승)하게 된다. 구리·철광석 등 원자재와 유가, 금리의 하락은 공통적으로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다.

특히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 하나인 중국이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졌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10일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락한 것도 같은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중국의 수요 부진을 감안해 올해와 내년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의 원유 수요 전망 하향에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국 침체 우려도 일부 작용했지만, 잇따른 디플레이션 경고에 직면한 중국 경제 둔화가 큰 몫을 차지한다”며 “중국이 글로벌 수요처로서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현 상황은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에 큰 장애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유가 하락이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미·중이 경기침체에 빠지면 수출이 줄어 한국 경기도 침체를 피하긴 어렵단 의미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공급 요인이 아닌 수요가 줄어 유가가 떨어진다면 한국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대선후보 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 뒤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환율의 변동도 수출 여건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다만 유가 하락으로 생산 비용이 감소하고 소비심리가 회복돼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순 있다는 반론도 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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