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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내년 1월로 예정된 금융투자소득세의 시행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혼란스럽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증시 침체를 이유로 금투세 폐지 방침을 정했지만 정작 입법의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 모호하다. 금투세 시행이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대로 시행' '일부 보완 후 시행' '유예' 안을 놓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시장과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해 연간 5천만원 이상의 양도차익이 생기면 22∼27.5%의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여야가 합의해 지난해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2022년 말 2년 유예에 합의한 끝에 내년 도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며 국내 증시의 취약성이 드러난 가운데 금투세가 도입되면 '큰 손' 이탈로 시장이 더욱 침체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면이 바뀌었다. 정부와 여당이 연일 금투세를 폐지하자고 압박하는 가운데 예정대로 시행을 고수하던 민주당 내에서도 유예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금으로서는 무리"라며 유예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했고 이연희·이소영·전용기 의원도 이에 가세했다. 그러나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필두로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논란을 교통정리 해야 할 이재명 대표의 태도도 혼선을 키우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시행 시기를 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유예 분위기를 띄웠다가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서는 "금투세를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 시행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언급을 했다. 민주당은 24일 금투세 관련 공개토론회를 열어 당론을 정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의 엇박자를 매끄럽게 조율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금 금투세는 내용을 떠나 논란 자체가 악재가 되고 있는 느낌이다. 시간을 오래 끌다 보니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키우며 시장의 혼란과 불안심리를 가중하고 있다. 시행을 하든 유예나 폐지를 하든 조속히 결론을 내려 시장의 혼선을 줄여야 한다. 민주당은 조속히 논란을 매듭짓고 여당과의 협의에 나서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증시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지난 2년간 유예와 재유예의 도돌이표 논란을 낳고 있는 금투세 문제는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차원에서 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설령 금투세를 폐지하거나 유예한다고 해서 국내 증시가 곧바로 탄력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주식시장이 선진국형 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질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배주주의 횡포와 낮은 주주환원율 등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 증권거래세 폐지 등 주식관련 세제 전반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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