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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여호영의 시대정신] 〈26〉수학과 추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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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


수학을 배우는 학생들의 80% 이상은 수학을 왜 배워야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 성적과 진학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범주에 속하니까, 할 수 없이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학은 머리를 영리하게 발달시킨다. 삶을 만족케 한다.

대화 중 '너무 추상적이다'라는 말을 가끔 한다. 여기서 '추상적' 은 수학이 없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학은 사물을 추상화 하는데 유용한 도구다. 추상화를 이해하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다. 또 수학으로 추상화를 잘할 수 있다. 수학이 추상화를 추진하는데 가장 유익한 도구로 활용된다. 바꿔 말하면 수학은 추상화가 정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검증해보는 절차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더하기가 필요한 이유는 두 숫자를 하나의 숫자로 만들어 편하게 관리하는 것, 이것도 추상화의 한 모습이다. 두 숫자가 갖는 의미를 손상하지 않고 원 의미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추상화는 어느 한 추상화 대상(사물)에 대해 이미지를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 피카소가 그린 추상화와, 복잡한 것을 단순 명료하게 바꾸는 기술, 추상화는 앞의 두 자 '추상'은 같은 의미다. 뒤의 '화'자는 그림 화(畵)자와 될 화(化)자로 나뉜다. 추상화는 어떤 주제를 상세화 함에 있어 너무 세밀 해져 진창에 빠지지 않고, 어떤 주제에 대해 핵심이 되는 입장에 집중하도록 한, 어떤(요구 되는) 수준에서 (전문적인 것을)일반화한 것을 표현한 것이다.

말을 재미나게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주제어를 빠트리지 않는다. 주제어들이 상호 작용을 하면서 논리가 정연하다. 과정과 결과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남에게 전달해 주고 싶다. 추상화를 잘한 결과다.

논문이 추상화가 잘 된 것은 어려운 논문일지라도 간편하고 또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논문의 의미를 보다 쉽고 일반적인 개념(제너릭)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이론적으론, 더 잘 된 추상화는 다시 원 논문으로 회귀시킬 수 있다.

추상화는 핵심을 간결하게 표현하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모두 담아야 하니까, 어떻게 보면 그 과정이 추상적인 개념들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동시에 구체적인 것들을 핵심만 남기고 다시 추상화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그래서 이런 작업을 할 때는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잡는게 중요하다.

한 이미지를 몇 개의 다른 이미지들과 연결을 시켜 본다. 약간 복잡한 상태라고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때 여러 개의 이미지가 가진 내용을 대표성이 있는 간결한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 이것이 추상화한 예가 된다.

자연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 사실 그대로 그릴 수는 없다. 부분별로 대표적인 이미지를 추출해 표현한다. 이러한 행위가 추상화행위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왜 추상화가 필요한가?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원한다. 필요 이상으로 너무 상세한 정보는 불필요한 주의와 집중을 요구하게 된다. 효율적으로 실상을 파악하는 데에 추상화 서비스가 필요하다.

수학을 통해 추상화를 생활화 한다. 엄밀한 추상화를 해 나갈 수 있다. 수학적 검증을 통해 추상화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추상화를 이해하면서 수학을 이해하게 된다. 수학이 더욱 친근감 있게 느껴진다. 또 미술도 추상화 과정을 통해 작품이 만들어 진다. 회화 조각 등 미술작품을 보면 어떤 추상화 과정이 그 속에 숨어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인공지능(AI)에게 물어 본다. 내가 한 추상화한 것과 AI가 한 추상화한 결과물을 비교 검토해 본다. 추상화를 처리하는 AI의 정교함에 놀라게 될 것이다. 사람의 머리가 정교해 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학이 답이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 yeohy_g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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