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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해리스 “진부한 거짓말뿐” vs 트럼프 “해리스는 경제 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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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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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늘 그래왔던 진부한 수법, 거짓말, 불만, 욕설을 들을 겁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 간 첫 TV토론이자 마지막 토론이 될 자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먼저 경쟁자에게서 시선을 돌려 정면을 향했다. 유권자들에게 직접 이 토론회가 어떻게 진행될지 얘기하겠다는 뜻이다.

“그녀는 마르크스주의자(Marxist)예요. 모두가 그녀가 마르크스주의자라는 걸 알아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공격을 받을 때면 되레 거짓말을 하는 것은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반격했다.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해리스 의 아버지가 마르크스주의자라 딸이 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56일 앞두고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10일(현지시간) 실시된 TV 토론에서 맞붙었다.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구원투수로 지난 7월 등판한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와 대면 토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후보는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며 접전을 펼치고 있어 이번 토론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두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ABC 방송 주최로 90분간 진행되는 이번 토론 초반부터 미 물가와 경제 정책 등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해리스 후보는 토론회 시작 전 트럼프 후보에게 다가가 먼저 악수를 청하며 “잘해보자”고 말을 건넸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회에선 서로 악수를 하지 않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대선 이후 TV토론에서 후보들이 악수를 나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 해리스, 트럼프 답변에 연신 고개 가로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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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9.11. 필라델피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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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후보는 토론이 시작되자 트럼프 판매세 도입으로 중소기업 및 중산층의 생활을 악화시키고 부자들의 세금을 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는 억만장자와 대기업을 위해 감세를 할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의 부채는 5조 달러가 증가하게 된다”고도 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에 “판매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잘못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제가 취임했을 때 경제는 파탄지경이었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이었다”며 “해리스와 바이든이 들여보낸 불법체류자들이 미국 경제를 파탄에 몰고 있다. 이들을 즉시 추방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듣던 해리스 후보는 연신 고개를 가로저으면 반대한다는 뜻을 내보였다.

해리스 후보는 또 트럼프 후보가 계획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경제 계획을 보면 부자 감세밖에 없다. 그의 공약은 경제를 무너뜨린다는 경제 전문가 평가가 있다”며 “트럼프 경제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 소득을 감소시키면서 경제 침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제가 제공하고 싶은 것은 기회의 경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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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9.11 필라델피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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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후보는 계획이 없는 것은 해리스 후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해리스는 아무런 계획 없이 바이든 정부 계획을 베낀 것에 불과하다. 네 줄이나 되나? 이전 바이든 정책을 답습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트럼프 “협상 능력 없는 최악의 부통령” vs 해리스 “또 거짓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미국 최악의 부통령으로 협상 능력도 형편 없다” “동맹국들은 더이상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후보는 당선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해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었으면 전쟁이 아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 국경지대에 병력을 배치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대화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아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3차 세계대전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후보는 계속해서 바이든 대통령을 탓하는 트럼프 후보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절 상대로 싸운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고 했다. 이어 그는 “유럽 동맹들 그리고 나토 동맹국들은 더이상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에 감사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의 독립을 위해 싸우게끔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이 키이우로 진입한 뒤 유럽을 침략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같은 지적에 상대를 향해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는 “해리스를 보내 평화협상을 시작했는데 그가 러시아에 방문한 지 3일 만에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했다”며 “어리석고 무능한 미국의 모습을 푸틴이 보고 미국을 얕잡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최악의 부통령” “협상 능력도 형편 없다”고도 했다. 이에 해리스 후보는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은 총사령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토론회를 중계하며 “해리스 후보가 격렬한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를 방어적 자세로 몰아넣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후보가 ‘공격수’로서 트럼프에게 공세를 퍼부으면 트럼프 후보가 이에 대해 방어하는 방식으로 토론이 흘러갔다는 얘기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토론 직후 “트럼프와 해리스가 격렬한 토론에서 서로를 비난했다”면서 “토론은 악수로 시작되었지만 경제, 낙태, 외교 정책을 놓고 충돌하면서 적대감으로 치달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토론은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후보보다 약 5분간 더 발언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42분 52초, 해리스 후보는 37분 36초 동안 말했다. 토론은 두 후보가 각 2분씩 답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하지만 사회자들의 재량에 따라 답변 시간이 1분가량 추가 제공되기도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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