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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일문일답] 과기정통부 "한림원 의혹, 조사 후 투명히 공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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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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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가 최근 불거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하 한림원)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 및 투명한 결과 공개를 약속했다.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한림원에서 일부 임원들이 지난 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과기한림원 심포지엄'에 다녀오면서 열리지 않은 일정을 소화했다고 밝히는 등 해외출장 기간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해당 한림원 임원들은 출장 기간을 부풀려 골프 및 관광을 한 정황이 포착됐는데,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 등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흘 치 출장비로 정부 예산 1494만670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열린 과기정통부 미디어데이에서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한림원 임원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창의재단이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등의 기관장 선임에 대한 진행 과정도 공개했다.

다음은 이 차관과의 일문일답.

Q. 의대 정원 증원 때문에 연구 인력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현황은 어떠한가.

A. 이창윤 차관: 의대 정원이 증원되면 기존 대학에 있는 학생들이 새롭게 반수를 해서 의대로 빠져나갈 거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다.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해 우선 말씀드렸고, 상반기 휴학생 현황을 보니 전년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2학기 때 휴학생이 얼마나 추가로 발생하느냐에 대한 부분인 데, 10월 1일 기준으로 대학 통계가 집계되기 때문에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이공계에 한해 현황을 파악 중이다.

Q. 의대 정원 논란 초기나 지난해만 하더라도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과학계 의견이 많았는데 최근엔 찾아보기 어렵다. 이공계 인재 양성 계획에 의사과학자 내용도 포함되는 것인가?

A. 이창윤 차관: 의사과학자 부분은 의대 정원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특성화 대학들이 의학전문대학원을 외과계열로 전환하는 쪽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최종적으론 정원에 배정은 안 돼 있는 상태이며, 직접 의과 계열의 대학을 설립해서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은 수면 밑으로 내려가 있다. 다만 의학 계열 대학과 이공계 대학 간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업 관련 예산은 편성돼 있다. 이공계 활성화 방안에 의사과학자 내용은 들어가 있지 않다. 다소 이질적인 콘텐츠같다.

Q. 한림원 관련 보도가 나왔는 데 기강해이가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은 아니지만 과총 등 다른 조직에 대해서도 기강 해이로 지적받는 사례가 나오는 데 창의재단이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기관장은 공모 절차도 진행이 안 된 상태다.

A. 이창윤 차관: 한림원 관련 내용은 인지하고 있다. 한림원이라는 기관 자체가 국가 석학급 학자들이 자율적인 모임을 갖는 성격이 있다. 기사화 됐던 부분들은 확인이 더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실관계에서 벗어나지 않은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한림원장도 인정을 한 부분인 데 발생하지 말아야 할 문제가 생긴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부분에 대해 시정조치하거나 운영에 있어 보완할 부분은 빠른 시일 내 진행하도록 소관 과에서 사실관계 파악한 후 한림원과 빠르게 논의하겠다. 조사 과정에서 나온 것은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창의재단과 UST 기관장 선정 절차는 진행이 되고 있다. 다만 지금 공모를 시작하지 못했고, 관련 일정을 추진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이사회 심의, 추천위원회 구성 등 절차가 필요한 데 현재 진행중인 만큼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Q. 이공계 활성화 방안은 언제쯤 발표될 예정이며 실질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기나.

A. 이창윤 차관: 9월 말에서 10월 초로 생각하고 있다. 이공계에 대한 부분은 직업에 대한 가치와 실질적인 경제적 보상 등이 관련있다는 생각이다. 의과 대학을 졸업한 분들에 대한 경제적 처우나 사회적 인식이 현 상황에서 좋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공계를 선택하신 분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연구하도록 환경 조성하는 것을 염두에 뒀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연구자 커리어로 들어오면 직장 내에서 제대로 보상받고 성장해 나가는 체계, 이후 이공계가 국가산업 일으키고 먹거리 만든다는 삶의 보람을 존중해 주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 분들의 역할에 대해 사회적으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그래서 저희들이 추상적으로 방향성만 가지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이공계에서 원하고 있던 방안들이 담긴다는 말씀을 드린다.

Q. 과기정통부 장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방문했을 때 내년 R&D 예산 통과 전 조금 더 가져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을 확대할 계획인가.

A. 이창윤 차관: 출연연은 국가전략기술을 육성하는 핵심 거점이 돼야 한다. 그런 일을 각 기관장의 리더십 하에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 주 금요일(13일) 과기정통부 장관과 기관장이 참여하는 간담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결국 출연연에 예산을 주려면 역할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명목없인 예산이 투입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산을 늘리는 부분은 출연연 역할을 국가전략기술 부분에서 국가 거점으로 하는 것을 논의해야 하고, 이런 사안이 체계적으로 모색된다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얘기될 수 있을 것 같다.

Q. 인재양성과 관련해 정부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은 출연연 정도다. 대학도 있겠지만 더 큰 부분은 대기업이고 사각지대로 본다면 중소기업도 있다. 관련 논의가 진행된 부분이 있다면.

A. 이창윤 차관: 경제적인 처우를 다룰 땐 민간의 역할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기업과의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보상에 대한 부분은 과기정통부에서 어떻게 개입하겠는가. 기업이 경영 전략에 따라 자율적으로 해야할 부분이다. 다만, 저희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학 당국과 협의한 끝에 이공학진흥원이란 조직 체계를 구성중이다. 대학이 스스로 공학 교육 및 연구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찾고 어떻게 보완할 것인 지 논의하는 조직 체계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엔 자연과학대학과 공과대학이 핵심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로, 여기에 민간기업을 어떻게 참여시킬 지 논의하고 있다. 기업협의체도 접촉했었는데, 근시일 내 기업공익재단들을 만나 사회적 분위기와 참여를 유도해볼 계획이다.

Q. 딥테크 창업 특성상 성과를 도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관련 지원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딥테크 창업 지원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최윤억 연구성과혁신정책과장: 딥테크를 포함해 기술 창업 쪽은 워낙 호흡이 길기 때문에 한 부처에서 커버하긴 어렵다. 정부 예산 편성과정에서도 부처 간 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딥테크 창업 분야는 과기정통부,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가 협업·연계해서 지원하도록 구성했다.

기획재정부가 '사이언스 창업 하이웨이'로 네이밍하면서 과기정통부에선 기술 창업 지원사업으로 내년도 390억원이 신규 편성됐고 중기부에선 '딥테크 팁스'를 통해 기존 3년이었던 지원 기간을 5년으로 늘려 지원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과기정통부와 교육부가 R&D부터 스케일업을 위한 펀드까지 딥테크 창업의 초기 지원을 맡고, 초기 창업 기업에 대해선 중기부가 팁스 등의 정책으로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정책 제도 측면에선 '민간 벤처캐피탈(CVC)'의 확대가 뒷받침될 전망이다. 내일(11일) 카이스트와 서울대가 함께 하는 '대한민국혁신창업국가 국제심포지엄'의 주제가 '대기업과 CVC'와 관련돼 있다. 2021년부터 시행된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민간 기업들이 CVC 지분을 제한적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된 만큼, 인플레이션이나 고금리 속에서도 대기업들의 CVC를 통한 기술 투자는 늘고 있다. 정부 지원 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CVC가 출현하고, 여기에 중견기업까지 CVC를 운영한다면 딥테크 생태계가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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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D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폐지와 관련해 아직 법안 개정 남아있지만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A. 이창윤 차관: 예타 폐지는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기재부와 협의해서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조만간 관련 법안을 발의할 텐데 혁신본부에선 예타 폐지를 악용해 부실 사업이 예산을 편성받을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제도적 보완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예타 폐지로 인해 예산이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급격히 늘어난다고 보긴 어렵다. 재정 당국에서도 각 부처에 매년 쓸 수 있는 예산을 사전에 정해주고 그 안에서 각 부처가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지 고민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24조원 가량의 지출 구조조정이 범정부 차원에서 있던 것으로 아는데 사업 효과성이 낮거나 지속 추진이 불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각 부처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하게 된다. 이렇게 구조조정을 한 재원을 가지고 신규 사업이나 정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분배하기 때문에 예타 폐지로 인해 R&D 예산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 확대된다기보단 내실 있게 기획한 사업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이냐가 고민의 핵심이 될 것이다.

Q. 이공계활성화 TF에 대해선 자연과학대학과 공과대학의 상황이 다를 텐데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차별점을 가져갈 계획인가.

A. 이창윤 차관: 학문적으로 구별해야 할 실익도 있겠지만 국가 정책적인 측면에선 자연과학대학과 공과대학 졸업생 간 차별점이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정책적으로나 대학 내 교수님들이 체감하시는 상황은 다르겠지만 국가정책적으론 관련 인력들은 국가 산업과 경제 발전 이바지에 꼭 필요하기에 똑같이 생각한다.

Q. 국가전략기술과 글로벌 R&D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기초분야에서 글로벌 R&D에 여의치 않는 연구분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부분도 이공계 활성화 방안에 포함되나.

A. 이창윤 차관: 전략기술 외에 국가가 육성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학문 분야가 건전하게 다양성을 가져가며 같이 발전해 나가야 하는 만큼 당연히 투자가 지속된다. 다만, 투자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국가가 재정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R&D 성격을 좀 더 투자한다는 관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국가전략기술을 중점 투자하고 육성하겠다는 것인데, 이공계 활성화 방안엔 관련 내용이 담기진 않는다.

Q. 내년에 씨앗연구, 도약연구 등을 신설 혹은 확대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사업인가.

A: 이준배 연구개발정책과장: 내년도 예산에서 도약연구는 750억원이며 300개 과제이니 한 과제당 2억원이 넘는 예산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를 지원받아 우수 성과가 나왔는 데 또 다른 과제를 따야 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연구 안정성이나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우수 성과를 거둔 약 30% 정도는 계속해서 5~6년 지원해주겠다는 취지로 관련 사업을 신설하게 됐다.

A. 이창윤 차관: 씨앗연구는 새롭게 채용된 교원들에 해당하는데, 초기엔 연구실 등 셋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실험실 구축 등 셋업 비용으로 과제당 1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Q. 이공계 활성화 차원에서 나온 이공학진흥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A. 이창윤 차관: 정부에서 설립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 이과대학장협의회, 대학당국에서 본인들 스스로 하나의 조직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의견 청취도 하지만 이공학 교육이나 연구 관점에서 대학들이 필요한 부분을 외부조력자(정부 혹은 기업)와 내부 플레이어들이 서로 논의하며 보완 및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Q. 호라이즌 유럽과 관련해 국내 연구자들은 유럽 펀딩을 받다 보니 제도나 평가에 대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A. 이창윤 차관: 국내 연구자들이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만큼, 현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일부 내년 신청 과제에 대한 사전 기획비용도 지원해드려서 미리 기획할 수 있도록 지원한 부분도 있다. 연구자 입장에선 당연히 호라이즌 유럽 프로토콜에 따라 과제가 접수되고 평가를 받기 때문에 저희들이 별도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A. 윤경숙 국제협력총괄담당관: 현장에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고 정책 과제에 대해서도 지원 중이다. 제도에 따라 법률 자문이 필요할 수 있는데 내년도 예산에 이런 부분도 담아 놨다. EU에서 국가와 컨택포인트를 가진 분들이 계신데 이처럼 연구자들 사이에서 '국가연락관' 역할을 하는 분들도 지원하면서 연구자와 연결시켜주는 역할도 계속 진행중이다.

Q. 국가전략기술 가운데 양자 분야의 경우 중요 프로젝트로 꼽지만 현장에선 이 정도 규모 자금으론 택도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양자컴퓨터만 450억원 지원한다는 데 구글이나 IBM은 이미 저 앞에 가 있다. 파괴적 기술인 데 국가예산은 한정돼 있고 처음부터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에서 참여가 없는 실정이다. 관련 기획 시 기업 참여 유도를 협의하는 부분도 필요하지 않겠나. 만약 나서겠자면 관련 예산도 큰 폭으로 늘어날 텐데 관련 노력들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A. 이창윤 차관: 물론 게임체인저로서 미래의 판을 바꿀 수 있는 사업이면 기업 투자와 같이 준비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다만, 양자도 컴퓨팅이나 통신과 밀접한 데 통신 분야에선 상용화에 근접한 기업들이 투자하는 사례가 있고, 컴퓨팅의 경우 사실 양자컴퓨팅 마켓이 초기 단계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계속 곁눈질하며 판을 분석하는 모양새로, 여기에 자금을 투자해야겠다는 경영적 판단이 안 서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공공 부문에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우리가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관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물론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에서 해당 분야에 투자해 주길 바라며 마킹하고 있지만, 관련 기업의 경영적 판단도 존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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