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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마약은 사형' 엄벌론자 트럼프... "21세 이상 대마 흡연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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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젊은 층 표심 의식" 해석
한국일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을 마친 뒤 청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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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세 이상 성인의 마리화나(대마) 흡연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재임 시절 마약 불법 거래 범죄자를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마약과의 전쟁'에 앞장섰던 전력을 감안하면, 다소 뜻밖의 입장 선회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젊은 유권자 표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개인의 마리화나 소량 사용에 대해 불필요한 체포와 구금을 끝낼 때가 됐다"고 썼다. 그러면서 21세 이상 성인은 마리화나를 3온스(85g)까지 합법적으로 구입 또는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대해 "11월 플로리다주 주민투표 때 (해당 지역) 주민으로서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안전하고 검증된 (마리화나) 제품에 성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기(2017년 1월~2021년 1월)에 '마약 밀거래 사범을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마약류 문제에 강한 경계심을 보여 왔다. 마약 불법 거래상에 대해선 사형까지 주장했던 '마약 처벌 강경론자'다. 이 때문에 이번 SNS 발언은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젊은 층 표심을 얻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리 한나 라이트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젊은 유권자 등 청년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물론 지금도 미국 약 40개 주(州)에서 대마 구매·소비가 합법화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헤로인, LSD, 엑스터시 등과 함께 오남용 우려가 크다고 인정되고 있으며, 의료 목적 사용이 용납되지 않는 '1등급(Schedule1)' 악물로 규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대마의 마약류 분류 등급을 케타민(마취성 물질)·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등과 같은 '3등급'으로 낮춰 '의료 목적 사용'의 길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10월 대마 단순 소지로 기소된 6,500명을 사면했고, 보건 당국에 대마의 통제 약물 등급 재분류 검토를 지시하기도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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